은행권, 2018 경영 화두 ‘디지털·M&A·글로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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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2018 경영 화두 ‘디지털·M&A·글로벌’ 집중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12.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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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영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 확보 ‘총력’
국내 주요 은행들이 무술년 새해(2018년) 핵심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금융 강화 △M&A(인수·합병) △글로벌 진출 등을 내세웠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단순 영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 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무술년 새해(2018년) 핵심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금융 강화 △M&A(인수·합병) △글로벌 진출 등을 내세웠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단순 영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핀테크·4차 산업혁명 등에 따른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금융과 IT, 빅데이터 등의 융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경쟁은 올해보다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 디지털 외부 인재 모시기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이는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간편사용과 수수료 면제 등을 앞세워 출범과 동시에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 경영진들은 너나할 것 없이 새해 경영전략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내세웠다.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에 과감히 나서면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하나금융은 실리콘밸리 및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인 김정한 전무를 디지털 기술 혁신을 전담할 DT 랩(Lab) 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삼성전자 재직 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내장형 메모리(eMMC) 관련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의 세계적인 경쟁력 제고를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도 외부 인재 수혈에 적극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4월 조영서 전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대표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조 본부장은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이 인터넷은행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인터넷은행을 설계한 인물 중 한명이다. 2011년에는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전략 논의에 참여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6월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9월엔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 본부장으로 앉혔다. 

KB금융도 디지털 관련 외부 인사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회장은 직접 해외시장 출장을 다니며 디지털금융 선도그룹이 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를 둘러보며 4차산업혁명에 뒤쳐지면 KB의 금융사업이 단순 공공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를 하며 KB금융의 모든 사업을 디지털 혁신에 기반해 추진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도 업무 시스템에서 상품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디지털 혁신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허인 행장은 디지털 금융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해 내년에는 한층 수준 높은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지난 5월 디지털그룹 조직 재편에 나섰다. 조재현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신임될지, 새롭게 외부 수혈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M&A도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신한금융은 새해경영 계획을 통해 ‘비은행과 글로벌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M&A’를 그룹 가치 제고의 선결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베트남 ANZ 소매금융부문 인수, 필리핀 이스트웨스트뱅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올해 성과로 은행 부문은 아시아 벨트 구축이 이뤄졌다는 판단 아래 비은행 M&A에 집중할 계획이다. 

KB금융 역시 ‘국내외 대형 M&A를 통해 경쟁사와의 구조적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선 생명보험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달 20일 연임을 확정한 주주총회 직후 윤 회장은 직접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전략에 부합하면 인수를 고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나금융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새해 목표로 제시했다. 그 첫 단계로 현재 추진 중인 하나UBS자산운용의 계열 편입을 꼽았다. UBS가 보유 중이던 지분 51%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 저금리 시대에 중요한 자산관리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올해 진행된 비은행 강화 전략수립 컨설팅의 결과를 바탕으로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연내 완료를 목표로 인도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회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글로벌부문장 시절부터 손 내정자가 공을 들여온 만큼 깐깐하기로 이름 난 인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낙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중은행들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한계에 봉착해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미 진출한 법인과 지점의 수익이 쏠쏠해 은행들의 글로벌 진출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현황(사무소 제외)은 KB국민은행 10곳, 신한은행 26곳, 하나은행 29곳, 우리은행 26곳, NH농협은행 4곳, IBK기업은행 9곳, 부산·대구은행 3곳 등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2~3차례 미국 및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당국의 규제 등 금융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 올해만큼 실적을 거둘지 미지수”라며 “이에 은행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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