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호원, 한국 취재진 '집단폭행' 초유사태
상태바
中경호원, 한국 취재진 '집단폭행' 초유사태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7.12.14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靑 "엄중 항의 진상조사 및 대응 요구"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 언론사 한 사진기자가 중국 측 경호 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 당해 쓰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가 14일 중국 측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집단 구타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경호원들은 폭행을 말리던 청와대 춘추관 간부에게도 위해를 가해 충격을 더했다.

방중 취재진 등에 따르면, 14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개막사와 타징 행사를 마치고 한국 기업부스 몇 곳을 둘러본 후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들이 있는 맞은편 홀로 이동했다.

이때 문 대통령을 따라 이동하던 한국 기자들을 중국 측 경호원들이 제지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과 경호원들만 빠져나가 한국 기자들이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호원이 한 사진기자의 멱살을 잡고 뒤로 넘어뜨렸다. 또한 이를 촬영하는 또 다른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던지려고 했다.

한 차례 소동 이후 한국 기자들이 스타트업 홀 입구에 도착했지만 이곳에서도 중국 경호원들이 길을 가로 막았다. 기자들이 수행 취재를 증명하는 비표를 보여줘도 중국 측 경호 인력은 기자들의 취재를 막았다.

계속된 취재 제지에 한국 기자들이 항의하자 중국 측 경호원들은 한 사진 기자를 복도로 끌고 나가 무차별 폭행했다. 15명이 넘는 경호원들이 해당 기자를 둘러싸고 주먹질을 가했다. 춘추관 간부와 다른 기자들이 말렸지만 집단 폭행은 계속 됐다. 특히 넘어진 사진 기자의 얼굴을 발로 강타했으며 춘추관 간부의 뒷덜미를 잡고 뒤로 쓰러트리기도 했다.

집단 폭행을 당한 기자는 눈이 붓고 양쪽 코피가 심하게 났으며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지속된 어지럼증과 구토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경호팀은 문 대통령 수행으로 해당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 폭행 당시 한국 경호팀을 수 차례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진상 조사 및 철저한 대응을 중국 측에 요구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측 기자들의 취재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이라며 “정부는 중국 정부에 즉각 유감의 뜻을 전하고 사건의 철저한 조사 및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외교부를 통해 이번 폭행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환추스바오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이 성의를 다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일부 매체가 문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예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중 양국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한국기자들에 대한 반감을 조장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