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 정부 막판 CEO선임 ‘진통’…차기 한국·경남·농협은행장은?
상태바
은행권, 새 정부 막판 CEO선임 ‘진통’…차기 한국·경남·농협은행장은?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12.14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손교덕 경남은행장, 내년 3월말 임기 만료…뚜렷한 후보군 없어
NH농협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CEO 인선 놓고 임추위 계속 ‘연기’
(왼쪽부터)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손교덕 경남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은행권이 CEO선임 문제를 놓고 막판 진통을 앓고 있다. 한국·경남·농협은행이 그 주인공. 지난 5월 새 정부 들어선 이후 Sh수협은행·수출입은행·KB금융지주·BNK금융지주 등이 내부·외부 인사를 놓고 골머리를 겪었던 터라 이들 은행들의 차기 행장도 같은 절차를 밟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내년 1월과, 2월 두 번의 통화정책회의를 주재하면 임기가 끝난다. 3월말에 이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면 4월초부터는 신임 총재가 통화정책을 새롭게 주도하게 된다. 

주목할 점은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1.50%로 인상한데 이어 내년 2차례 이상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바통을 이어받을 지다. 특히 최근 한은 금통위가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축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차기 총재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번 차기 한은 총재의 경우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가 과거에 비해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유력했던 인물이 다른 곳으로 내정되면서 차기 총재 인선도 표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유력후보로 떠올랐던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주미대사로 발탁된 이후 유력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남은행은 손 행장이 내년 3월 물러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차기 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첫 정기 임원인사인 만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해 은행장뿐만 아니라 임원급 인사 상당수가 물갈이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4년 1월 취임한 손교덕 경남은행장의 임기는 앞으로 4개월여 뒤인 내년 3월 31일 만료된다. 손 행장은 지난달 중순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반려됐다. 손 행장의 사임을 두고 경남은행 안팎에서는 지난 9월 취임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이 계열사 대표의 임기를 연임을 포함해 4년으로 제한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로 4년을 맞게 된 손 행장은 더 이상의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은행장 임기는 2년 임기 후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했고 기간 제한은 없었다.

차기 행장에는 이철수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구삼조 경영기획본부장, 김석규 미래채널본부장, 김형동 창원영업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경원희 전 부행장과 안상길 전 부행장, 조태구 전 부행장, 황윤철 BNK금융지주 전무(전 경남은행 부행장), 허철운 전 수석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주요 계열사 CEO 인선을 놓고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계속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은 앞서 지난달 20일 서울 서대문 본사에서 첫 회의를 갖고 자회사 4곳(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농협캐피탈)의 CEO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임추위는 일주일 뒤인 27일 ‘숏리스트’ 구성을 확정지을 계획이었으나 당일 돌연 연기해 또 다시 일주일이 지난 이달 4일 임추위도 별다른 이유 없이 미뤘다. 현재 이후 일정과 관련해 뚜렷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농협금융에서 CEO 인선작업이 미뤄지는 것을 두고 농협 안팎에서는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의 차기 후임을 놓고 김 회장 자신이 낙점한 이대훈 전 상호금융 대표를 앉히기 위한 절차인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지난 4일 이 대표는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사직서를 곧바로 수리해 이를 지켜본 농협 임직원들은 이 대표의 사직서 제출이 농협은행장으로의 이동을 위한 윗선과의 사전 조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농협상호금융은 대표이사 직무대행체제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내년 4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농협은행장과 주요 계열사 CEO 인선에 영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김 회장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농협금융 측은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일정을 맞추다 보니 인사가 늦어지는 것”이라면서 “이 대표도 후보자 중 한명이기 때문에 오는 22일에 열리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