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정유년, 유독 바람 잘 날 없던 치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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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정유년, 유독 바람 잘 날 없던 치킨업계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7.12.1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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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파동부터 가격 인상 철회 논란
오너 성추행·갑질 논란에 잇딴 소송전까지 ‘다사다난’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올해 정유년(丁酉年)인 ‘닭의 해’를 맞이했지만 치킨업계의 2017년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파동부터 치킨 값 인상 철회 논란, 오너의 성추행 및 갑질 논란, 소송전까지 바람 잘날 없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말부터 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10곳 중 8~9곳의 매출이 30% 가까이 감소한데다 중 올해 3월 브라질발 부패 닭고기 파동으로 문제가 된 브라질산 닭고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느라 몸살을 앓았다.

제대로 된 논란은 가격인상에서부터였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을 인상해 여론의 질타를 맞았다. 기습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 악화와 공정위 조사 등 전방위 압박으로 치킨 가격 인상 논란을 촉발한 BBQ는 지난 6월 앞서 두 차례 올린 30개 치킨 제품값 전체를 모두 원래 가격으로 원상 복구했다. 교촌치킨도 같은 날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을 백지화했다.

‘오너 리스크’ 문제도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곤두박질쳤다. 먼저 지난 6월 발생한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논란이다. 최 회장은 1999년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내세운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하는 등 프랜차이즈 업계 성공 신화를 썼다. 하지만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설에 오르면서 결국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당시 가맹점주들은 매출이 최대 40%까지 떨어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에 프랜차이즈 오너의 추문이나 일탈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들을 지원하는 일명 ‘호식이 배상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윤홍근 BBQ 회장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BBQ 가맹점주는 지난달 윤 회장이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가맹점에 방문해 욕설과 폭언을 내뱉었고 보복성 조치로 인해 폐업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BBQ 측은 공식입장문을 통해 “윤 회장의 해당 가맹점 방문은 격려성이었으며 욕설 및 폭언은 없었다”며 “보복성 조치는 커녕 가맹점주의 요구에 충실히 응해왔다”고 전면으로 반박했다.

현재 가맹점주는 윤 회장와 bbq 관계자들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황이다. BBQ 역시 가맹점주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해 회사의 명예가 실추됐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며 이례적으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맞소송에 나서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송전까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한때 한 지붕 식구였던 bhc와 BBQ는 앙숙이 됐다. bhc치킨은 지난 10월 BBQ를 상대로 2300억원대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BBQ가 약속했던 물류서비스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BBQ는 2013년 bhc치킨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에 매각하면서 bhc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도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겼다. 당시 거래계약에는 ‘BBQ 계열사의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도록 해주겠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BBQ는 지난 4월 물류계약을 돌연 해지했다. 신제품 정보 등 영업비밀이 새나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게 BBQ 측 설명이다.

아울러 bhc치킨이 최근 돈을 받고 비방글을 썼다며 파워블로거들을 무더기로 고소한 가운데 비방글을 작성을 주도해 벌금형을 받았던 김모씨가 대표로 있던 디지털피쉬가 여전히 BBQ의 홍보 대행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감정싸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bhc치킨은 네네치킨으로부터 특허권 침해 소송을 당했다. 네네치킨은 bhc치킨의 ‘뿌링클 치킨’이 자사 ‘스노윙 치킨’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네네치킨은 뿌링클 치킨의 18가지 성분 중 16개가 ‘스노윙 시즈닝(야채)’과 나머지 2개는 ‘스노윙 시즈닝(치즈)’ 성분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hc치킨은 “뿌링클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브랜드 이미지에 심한 훼손이 발생했다”며 “법적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정말 시끄러웠던 것 같다”며 “여러 일들로 가맹점주가 제일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될 따름이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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