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팩 시장 ‘꽁꽁’…합병법인 찾지 못해 철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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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팩 시장 ‘꽁꽁’…합병법인 찾지 못해 철회 속출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7.12.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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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심사철회·미승인 건수,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1건 기록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전체적인 스팩상장 신청 건수는 늘어났지만 심사 미승인으로 인한 철회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스팩시장에서 심사철회와 미승인 건수는 지난해 5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1건을 기록하고 있다. 심사유형별로는 심사미승인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심사 철회와 공모 철회가 각각 4건, 1건으로 집계됐다.

합병기업과 상장주관사별로는 △리얼야구존(미래에셋대우)△메디오젠(미래에셋대우)△휴먼스캔(NH투자증권)△지티지웰니스(대신증권)△나무기술(교보증권)△SGA시스템스(SK증권)△영구크린(IBK투자증권)△한국금거래소쓰리엠(KTB투자증권)△엔터미디어(골든브릿지투자증권)△줌인터넷(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이 스팩시장에서 쓴 맛을 봤다.

이 중 휴먼스캔과 엔터미디어와의 스팩 합병이 무산된 엔에이치SL스팩과 골든브릿지제2호스팩은 각각 지난달 16일과 20일 상장폐지돼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 △대우스팩2호 △현대에이블스팩1호 △케이티비스팩1호 △하나머스트3호스팩 등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이미 청산됐다.

올 들어 스팩시장에서 심사미승인 등 사례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상장주선인 증권사가 스팩 만기가 가까워지기 전에 무리하게 상장을 서둘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른다. 하반기 스팩 합병 심사를 청구한 스팩 대부분은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만기를 앞둔 스팩이다. 스팩은 상장 후 2년 6개월 경과시점까지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거래소에 상장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한 달 동안 상장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보통 스팩의 합병대상기업은 상장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자금조달이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합병 후 가격이 오른 상장주식을 주식시장에 매각함으로써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나 투자자나 스팩 만기전까지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면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스팩 심사를 철회하는 경우의 대다수는 준비 미흡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심사 철회 대다수가 심사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이나, 준비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때 나타난다”며 “평균적으로 상장을 추진한 기업의 10% 수준이 준비부족으로 심사를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까지 합병 법인을 찾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공모자금은 돌려주지만 아예 손실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이 기업과 합병 전이라도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기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라면 원금 대비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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