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vs박태환, 한겨울 에어컨 경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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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vs박태환, 한겨울 에어컨 경쟁 눈길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1.01.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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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위 수성? 삼성 역전? 경쟁 치열한 데 뒤에선 담합 씁쓸…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삼성과 LG가 한겨울에 벌이는 에어컨 경쟁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그동안 스포츠 스타를 앞세운 광고로 경쟁구도를 벌이던 이들은 연초부터 런칭 날짜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100만대 판매와 50% 점유율로 에어컨 시장 1위를 지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하루 앞선 지난 11일 ‘2011년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열면서 1위 자리를 빼앗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LG의 1위 수성이냐, 삼성의 역전이냐 에어컨 시장을 두고 두 기업 사이에 팽팽한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삼성·LG전자, 에어컨 런칭 날짜 두고 엎치락뒤치락, ‘절전’ vs ‘4D입체냉방’  
‘피겨여왕’ 김연아 vs ‘마린보이’ 박태환 앞세운 新콘셉트 광고 묘한 신경전
 

삼성과 LG가 이달부터 고객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에어컨 신제품의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지난 11일 삼성전자가 ‘삼성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 신제품 출시 행사를 가진데 이어, 바로 다음날인 지난 12일 LG전자가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삼성은 ‘절전’을 LG는 ‘4D입체냉방(위·아래·좌·우)’ 구현을 각각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에어컨 전기료 두고 물밑 신경전

이들이 ‘여름상품’인 에어컨 마케팅에 일찌감치 열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술의 발달로 냉·난방 기능과 공기청정 및 제습세균까지 갖추면서 ‘4계절상품’으로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의 2011년 에어컨 전략을 살펴보자. LG전자보다 하루 앞서 에어컨 런칭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청정기능을 높이고 원격조정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 신제품을 앞세워 고객 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일명 스마트 에어컨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해 집 밖에서도 집안의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에 반해 LG전자는 세계최초로 ‘에어컨 속의 에어컨’ 개념을 적용했다. 에어컨 본체에서 청정, 제균, 제습 등의 부가기능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휘센 미니’라는 별체를 만들어 4D입체냉방을 구현했다.  

지난해 국내 에어컨 시장은 180만대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LG전자에게 근소한 차이로 점유율 빼앗긴 만큼 LG전자의 아성에 도전해볼만하다.

올해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LG전자보다 하루 앞서 정한 것도 이러한 삼성의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두 회사 간의 싸움은 기술 우위 경쟁에서 한층 치열하다. 에어컨 사용을 꺼리게 하는 가장 민감한 문제인 전기료를 놓고 두 회사는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회에서 자사제품이 기존 것에 비해 87%까지 전기료를 줄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LG전자는 ‘4D 입체냉방’을 구현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된 자사 제품이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슈퍼 인버터를 채택해 기존 일반형 에어컨에 비해 최고 88%의 전기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도 양사는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제시하며 양보 없는 경쟁을 예고했다. 이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생활가전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었으며 2015년까지 매출은 300억달러 이상, 시장 점유율은 10% 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2013년까지 에어컨 분야에서만 100억달러 매출을 거두겠다고 공언했다. 작년 초 공언인 점을 감안하면, 2014년까지 총 3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생활가전에서 거둔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광고에서는 ‘별들의 전쟁’

삼성과 LG의 에어컨 마케팅은 광고모델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회사는 겨울과 여름을 대표하는 선수를 각각 내세웠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 3관왕에 빛나는 ‘피겨여왕’ 김연아와 역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마린보이’ 박태환이 그들인 것.

삼성은 하우젠 에어컨의 메인 모델로 벌써 3년 연속 ‘피겨여왕’ 김연아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김연아 선수가 에어컨 광고에 등장함으로써 얻은 효과는 대단하다. 2009년 ‘씽씽’ 바람에 이어 2010년에는 ‘제로’ 바람이 대히트를 기록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2010 제일기획 광고효과 조사자료에서 올해 김연아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광고 선호도 중 삼성 하우젠 에어컨이 40.5%로 1위를 차지함으로써 김연아 효과에 시너지를 일으키며 독보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연아 파워’를 내세워 한층 더 새로워진 삼성 하우젠 에어컨의 완벽한 바람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 말 영입한 박태환 선수에 더해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이들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나란히 새로운 콘셉트로 제작한 에어컨 광고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광고모델에 이은 신제품 런칭 날짜, 글로벌 전략 그리고 새로운 콘셉트의 광고 등으로 계속해서 경쟁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쟁’ 치열해도 ‘담합’은 나란히

그러나 이들이 단 한 가지 ‘경쟁’이 아닌 ‘협력’관계에 있던 부분이 있다. 바로 가격과 관련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과 LG가 나란히 에어컨 발표회 끝낸 지난 14일 공공기관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돼 시정명령과 함께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과징금을 감면신청을 해 면제 받았지만, 삼성전자는 175억16000만원이라는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들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조달청과의 협상 전 조달단가 인하 대상 모델, 인하폭, 그리고 신규 등록 모델의 가격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위해 대전, 서울 등에서 모임을 갖고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 담당자는 “정부조달시장에서 시스템에어컨 및 TV는 주로 초중고, 대학교, 교육청 등 교육 관련 기관에 공급되고 있다”며 “3사의 담합으로 정부예산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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