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한반도 위기설'에 평창이 위태롭다
상태바
미국발 '한반도 위기설'에 평창이 위태롭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7.12.10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평창 참여 확정 못해…"미국인 보호 최우선 과제"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이 내외 악재에 시달리면서 흥행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 리스크를 국제사회에 환기시키는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면서 한반도 전쟁 위험이 과장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티켓 판매량은 목표치 107만장 중 55만5000장이 팔려 52%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대회인 러시아 소치보다 같은 기간 대비 높은 판매율이다. 하지만 종목별로는 편차가 커서 문제가 되고 있다. 개·폐회식을 포함해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 인기 종목은 54%를 기록한 반면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은 판매율이 37%에 그쳤다.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의 경우 시작 전부터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아이스하키 최대 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자체 리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일찌감치 선언한데 이어 두 번째로 큰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참가도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미국이 핵항모 세 척을 동원해 한반도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데 이어 F-22 등 최신예 스텔스기와 전략폭격기를 동원,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까지 실시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유엔대사와 백악관 대변인이 평창 올림픽을 언급하며 '한반도가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어 국제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7일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자국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해결되지 않은 문제(an open question)가 있다”고 인터뷰했다.

백악관도 올림픽 참여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의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며 “미국이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할 지 공식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 내용이 논란이 되자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동계올림픽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올렸지만 ‘미국인의 보호가 최우선 과제’란 글도 같이 게재했다.

이 같은 미 행정부의 분위기는 언론보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 7일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NBC 뉴스 소속 스태프들이 김정은으로 인해 평창에 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만일 NBC 소속 직원이 한국에 가길 꺼린다면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벌어진) 지카바이러스 파동과 마찬가지로 꼭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대다수 취재진이 올림픽 현장 취재를 원하고 있지만 북한과 인접한 평창의 지리적 요건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는 말이다. NBC는 올림픽 주관 방송사다.

또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테러지원국으로 재 지정된 북한과 불과 50마일(약 8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열린다는 점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외 스포츠 관람 전문 여행사 ‘스포츠 트레블러’의 창립자 안브릿 스텐겔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interest level) 자체가 너무 낮은 것이 문제라며 모든 우려는 북한으로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아예 이번 대회에서 국가 자격으로는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가 주도해 조직적인 도핑에 나섰던 러시아의 평창 대회 출전을 봉쇄했다. 개인 자격 출전은 허용했지만 온전한 선수단 참석은 기대하기 힘들다.

러시아는 12일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어 평창 출전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러시아는 미국, 독일,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동계스포츠 5대 강국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 선수단은 평창 대회 102개 종목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32개 종목에서 메달 획득이 가능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만 불참해도 평창 흥행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NYT는 최근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핵위기, 저조한 티켓 판매, 북한의 불참에 이은 러시아 선수단 참가 배제로 위기가 가중되게 됐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