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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용 케이블 구매 입찰 과정서 또 담합 적발...공정위 과징금 160억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올해 1월에 이어 전력용 케이블 구매 입찰 담합이 또 적발됐다. 공정위의 제재에도 꾸준히 적발되는 전산산업계 담합행위에 대해 업계의 구조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년간 고압 전선 등 구매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7개 제조 사업자들에게 과징금 총 160억6000만원을 부과하고 사업자 모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담합 업체는 대한전선, 엘에스전선, 가온전선, 넥상스코리아, 대원전선, 서울전선, 일진전기 등 7개 전선 제조사업자다.  

이들은 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등 3개 민간 기업이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실시한 37건의 고압 전선 등의 구매입찰에 참여했다. 입찰 37건에, 계약금액 총액만 950억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이 과정에서 낙찰 받을 업체를 자체 선정하고 일명 ‘들러리’업체들의 투찰 가격을 협의해 정한 후 낙찰받은 업체는 물량을 들러리 업체들에게 균등하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담합했다.

전선 제조업계의 담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지난 2009년 7월에 한전 피뢰침 겸용 통신선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66억원을 부과했고, 2011년 4월에는 KT 통신선 입찰 담합(과징금158억원), 건설사 전력선 입찰 담합(과징금 20억원), 시판 전선 가격담합(과징금 387억원) 등 전선 업계 담합을 대거 적발해 과징금을 내린 바 있다. 올해 1월에도 SK와 GS건설이 발주한 전력용 케이블 입찰에서 담합한 6개 사에 과징금 32억원 가량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했다.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관행으로 굳어진 담합행위를 적발해 지속적으로 시정해오고 있지만 업계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 역시 “발주 물량 자체가 일정하지 않고 발주 시기도 정기적이지 않는 등 전선용 케이블 입찰 자체의 특성도 있고, 발주처가 참여하는 업체를 제한하는 측면도 있다”고 담합이 여러 번 일어나는 배경을 설명했다.

전선 산업은 전력, 건설, 통신 등을 전방산업으로 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특히 국가경제규모나 국민생활수준 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경기호조 때 건설경기나 기업의 설비투자가 증가하면 국내 전선 수요도 늘어나는 식이다. 해외전선 수요 역시 세계 경제 성장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발주 물량과 시기가 일정치 않고 업체 입장에선 생산설비 가공 측면에서 기계를 놀리지 않기 위해 물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담합에서 들러리 업체들이 전선의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물량 배분을 거부해도 되도록 협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근 국내 전선시장은 신규업체가 참여하고 기존업체는 설비 증설하면서 업체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체들은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저가 수주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행위를 2014년에 인지하고 조사를 거쳐 이번에 7개 업체에 160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선업계의 주된 수요처는 크게 관납과 시판으로 나눌 수 있다. 관판은 한전이나 조달청, 코레일 서울메트로 등이고, 시판은 또 건설사 등에 제공하는 민수 입찰과, 판매대리점인 일반 시판으로 분류된다.

이 중 일반 시판의 담합 행위가 적발되면 공정위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고발하는 수준이다.  민간 기업 부문이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 업계에 강제할 수 없어 해당 행위 금지를 권고하는 선에 그친다.  

박숙현 기자  unon@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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