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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현대차 기술탈취 '제대로' 손본다공정위-중기부-을지로위 당정 삼각편대 '현대차 기술탈취' 최우선 과제 설정
현대자동차에 기술탈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최용설 비제이씨(BJC) 대표(왼쪽)와 박재국 오엔씨엔지니어링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기술탈취 피해 해결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정부가 정권 차원에서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막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 경제경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물론이고 경제정책의 새로운 핵심 역할을 맡게 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나섰고, 여당의 을지로위원회도 기술탈취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부터 기술탈취 문제를 정권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한 상태. 함께 을지로위에서 활동했던 홍종학 중기장관도 의기투합한 상태다.

여권은 먼저 현대차 기술탈취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 체제에서 공정위는 이미 현대차의 기술탈취 재조사에 착수했으며, 홍 장관 취임 이후 범여권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기부의 성패가 기술탈취 문제 해결과 직결된 까닭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후 내놓은 5대 국정과제와 전략을 보면 지금까지의 대기업 중심 한국경제구조를 중견·중소기업으로 넓혀 대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사람 중심 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두 축이 중심이 되는데, 이를 위해 중소기업 활성화가 필수다. 중기부가 출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중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들이 피와 땀으로 성취한 기술에 대한 보호가 필수다.

이런 인식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기부 출범식 축사에 잘 드러나 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기술탈취, 납품단가 후려치기, 부당 내부거래 등 일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부 출범식을 계기로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뿌리 뽑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자 1년 전부터 논란이 됐던 현대차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사건은 미생물전문정화업체인 비제이씨가 지난해 3월 현대차가 자사의 기술을 탈취했다며 불공정거래 행위로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는 지난해 8월 현대차에 3억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냈지만, 공정위에서는 같은 해 12월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비제이씨는 중소기업중재위와 달리 하도급법 제12조의3 ‘기술자료 제공 요구 금지 등’ 규정을 적용받지 못했다. 하도급법이 정한 하도급업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위를 이끌게 되자 공정위는 입장을 바꿔 지난 10월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당은 이 사건을 다시 이슈화했다. 소관 상임위인 산업위만이 아니라 교문위 소속 여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치밀한 연합작전을 벌였고, 그 결과 현대차가 경북대에 비제이씨의 미생물을 무단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하지만 적폐청산이라는 보다 큰 이슈에 묻혀 파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홍 장관이 11월에 취임하면서 현대차 사건은 급격히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시작은 홍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였다. 여당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석한 우 원내대표는 홍 당시 후보자에게 “(위원장 시절) 을지로위 활동을 보면, 중소기업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 중의 하나인 기술 탈취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그런 것들이 큰 과제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와 비제이씨 기술 탈취 분쟁의 경우에 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결정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측이 여기에 불복하고 소송으로 가면 중소기업은 견뎌 낼 방법이 없다”며 기술탈취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우 원내대표는 을지로위 초대 위원장으로 3년간 역임하면서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선출된 바 있다.

역시 을지로위에서 활약했던 홍 장관은 이에 대해 “이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굉장히 최우선 정책이고 중기부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철저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장관에 취임한 뒤 홍 장관은 기술탈취 해결을 제1과제로 천명하고 강력한 해결의지를 여러차례 내보였고, 문 대통령까지 출범식에서 힘을 보태기에 이른다.

이같은 상황변화에 맞춰 현대차와 분쟁 중인 업체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술탈취 피해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7년간 소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사기관이 조사하게 해달라’는 비제이씨의 청원이 올라왔다.

또 이달 5일에는 중기중앙회에서 현대차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업체들이 기자회견 자리를 가졌다. 현대차는 다급히 '기술탈취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여기에 을지로위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현대차의 반박에 장문의 재반박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을지로위는 7일 논평에서 “위원회가 다루고 있는 여러 기술탈취 문제 가운데 현대차 사례는 가장 심각한 기술탈취 사건”이라면서 “현대차 사건을 시작으로 공정위, 중기부와 함께 기술탈취 문제를 근절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를 확인하듯 전날 벤처기업인 송년의 밤 축사에서 홍 장관은 "대기업 기술탈취 관련 대책에 대해 공정위원장과 함께 연내 발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박숙현 기자  unon@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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