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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거복지 로드맵, ‘소문난 잔치’로만 끝나지 않길
건설부동산부 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문재인 정부는 지난 달 29일 심각한 주거 난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덜고자 새로운 주거복지 정책인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주거복지 로드맵은 무주택 서민에게 오는 2022년까지 총 100만가구의 임대주택 공급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런데 당초 예정보다 2개월가량의 연기를 거듭해 내놓은 정책치고는 완성도가 낮아 아쉬움이 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먼저 재원 조달 문제가 눈에 들어온다. 주거복지 로드맵이 계획대로 진행되기 위해선 연평균 23조9000억원, 5년간 총 119조400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 막대한 공적 자금의 구체적인 조달 방법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지 못 했다. 국토교통부는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겠다고는 했지만,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도 주택도시기금에 의존해 있는 상황이라 이 또한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만약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주거복지 정책이 현실화된다 해도 그것이 실직적인 필요와 직결되지 않는다면 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특히 이번에 정부가 공급하기로 한 입지 대부분은 이미 넘쳐나는 주택 물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지역이다.

수요자들의 필요에 어긋난 주거 정책은 오히려 공급폭탄으로 이어져 서울과 지방 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만 극대화 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수요자들이 희망하는 내집은 지방에 있는 임대주택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새 아파트다.

타파해야할 문제이긴 하지만 사는 지역에 따라 사회적·경제적 신분을 따지는 인식은 긴 시간 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초등학생들마저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로 구분 짓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수도권이나 지방에 있는 임대주택에 살면서 스스로를 만족스러운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임대주택 100만가구를 공급해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갈 수 있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주거복지 로드맵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찍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수요 억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부동산 규제들과는 달리 공급에 무게를 뒀다는 점, 지금까지의 주거복지 정책들 중 가장 다양하고 촘촘한 정책이라는 점들은 바람직하다.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서 거창한 첫발을 내딛은 주거복지 로드맵이 또 다른 정권교체와 함께 증발해버리는 주거복지 정책이 되지 않길 바란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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