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우유’ 수두룩…가공유 10개 중 8개, 유함량 50%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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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우유’ 수두룩…가공유 10개 중 8개, 유함량 50% 미만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7.11.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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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중 2.5개는 ‘원유’ 함량 0%, 6개는 50%미만
탈지분유에 물·유크림 섞은 환원유로 제조하지만 ‘우유’ 명칭으로 혼란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딸기우유·초코우유·바나나우유 등 가공우유 제품 중 우유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컨슈머리서치가 대형마트 편의점 등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공유 60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원유(흰우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15개(25%)에 달했다.

원유 함량이 절반도 안 되는 제품도 34개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다.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거나 절반 이하인 제품을 합하면 전체 제품 중 81.7%가 대략 ‘무늬만’ 우유인 셈이다.

이들 제품은 원유 대신 환원유·환원저지방우유·혼합탈지분유·유크림 등이 들어있다. 사실상 유가공 음료수다. 환원유는 탈지분유에 물을 섞어 만든다. 지방을 함량시키기 위해 유크림을 섞기도 한다.

이번 조사 대상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자체브랜드(PB) 가공유 28종과 내셔널브랜드(우유 제조사 제품) 32종을 기준으로 했다.

가공유 제품별 원유 함량. 자료=컨슈머리서치 제공.

조사 대상 제품 중에서 원유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제품은 총 15개였다.

매일유업에서 제조한 GS25 PB제품 ‘신선한 스누피 초코우유’와 동원F&B ‘더 진한 바나나 담은 바나나우유’는 원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전량 환원유로 제조됐다.

세븐일레븐 PB제품 중 동원F&B ‘딸기우유’·‘초코우유’·‘바나나우유’ 역시 원유가 아닌 환원유로탈지분유·유크림 등이 포함됐다.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푸르밀 ‘생과즙 블루베리우유’, 동원F&B ‘밀크팩토리 코코아’, ‘덴마크 딸기딸기우유’, 서울우유 딸기·초코 등에도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우리F&B의 ‘마카다미아 초코우유’·‘카라멜 커스타드크림우유’ 등도 원유 대신 환원무지방우유를 사용했다.

원유가 들어있다고 해도 함량이 50% 미만인 제품도 34개로 절반을 넘었다. 매일유업의 ‘우유 속에 코코아’는 원유 함량 10%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탈지분유·탈지유청분말·유크림 등으로 구성됐다. ‘우유 속에 바나나과즙’과 ‘우유 속에 카페돌체’도 원유 함량은 15~20%에 불과했다.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 시리즈 역시 원유 함량이 30~40%에 불과했으며 동원F&B ‘덴마크 우유’ 시리즈, 롯데마트 PB제품 ‘건국우유 초이스엘’ 시리즈도 원유 함량이 절반 이하였다.

한편 푸르밀의 ‘가나 쵸코우유’·‘검은콩이 들어간 우유’·‘생바나나우유’ 등은 원유와 환원유를 병용 표기해 같은 제품인양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조사 제품 60개 중 탈지분유·유크림 등의 원산지를 명확하게 표시한 제품 44개뿐이었다. 이 중 서울우유 바나나우유·PB커피밀크 등 4종은 국산을 사용했지만 나머지 40개는 원가가 저렴한 수입산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처럼 원유가 들어있지 않은 가공유를 ‘우유’로 표기해도 법적으론 문제되지 않는다. 2012년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가공유 역시 우유와 성분이 유사해 ‘우유(milk)’로 표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제품 하단에는 가공유 혹은 유음료 등으로 기준에 따른 분류를 정확히 표시하고 제품 후면부에 성분 함량을 세밀하게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조사 대상 60개 제품도 포장 하단에 ‘저지방가공유’ 또는 ‘유음료’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까다로운 법적 기준을 알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단순히 우유·밀크 등의 상품명만 보고 원유를 가공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아 오해의 여지를 없앨 수 있는 표시 기준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우유라는 제품명 때문에 신선한 우유를 사용했을 것이란 오해를 갖게 마련”이라며 “보다 명확한 표시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도 가공유에 표기된 표기사항을 주의 깊게 읽고 신선한 우유인지 아닌지 구분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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