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파업, 결국 신차 생산 차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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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파업, 결국 신차 생산 차질까지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7.11.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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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결국 사고를 쳤다.

그동안 업계 대내외적으로 우려스러웠던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의 파업이 결국 신차 생산 차질 여파로 번졌다. 덕분(?)에 한참 탄력을 받아야 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동급 1위 ‘코나’ 판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노사간 단체협약에 따라 신차를 양산하거나 추가 생산하려면 노조동의가 필요할 정도로 노조의 힘이 막강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회사 경영에 차질을 주는 폭력적 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지난 27일 오후부터 1공장 11과 12 의장 생산라인에 대해 파업 지침을 내렸다. 1공장 조합원 3500여명 중 1900여명이 조업을 중단하고 쇠사슬로 컨베이어 벨트를 묶어 공정을 마비·중단시켰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12라인에 투입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맨아워(인력의 1인당 작업시간) 협의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했고, 진행이 지지부진하자 노사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회사 관리자 2명과 조합원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생산 중단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으며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사례(지난해 24차례의 파업으로 14만2000대의 자동차 생산차질과 3조1000억원의 매출손실)를 봤을 때 만약 연말까지 파업 사태가 이어질 경우 피해 규모는 올해 1조원대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노조는 올해에만 9번째 쟁의행위를 벌였다. 현대차 측은 이번 노조의 행위에 대해 관련법상 정상적인 작업 지시를 거부하는 태업으로 엄연한 불법행위라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사규와 법률에 의거해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사드 보복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실적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인기 차종 증산을 막고 있는데다 임단협까지 걸고 넘어지며 스스로 제살 깍아 먹어서 좋을게 뭐가 있느냔 분위기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도 코나 생산 확대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노조의 과격행위를 놓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담화문에서 “최악의 판매부진으로 대부분의 공장이 물량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인데 노사문제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을 과연 누가 이해할 수 있을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며 “코나 양산은 단순히 울산1공장만의 문제가 아닌 엔진, 변속기, 소재, 시트공장 그리고 영업 및 정비 직원 등은 물론 관련 협력회사의 미래까지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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