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바보야, 문제는 재활용이 아니야’…‘새활용’ 산업 싹튼다
상태바
[르포] ‘바보야, 문제는 재활용이 아니야’…‘새활용’ 산업 싹튼다
  • 이종무 기자
  • 승인 2017.11.26 1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활용 중소기업 32곳 입주… 공방서 상품 개발·판매까지 ‘원스톱’
서울시, 새활용 산업 거점공간으로 조성
서울 성동구 중랑 물재생센터에 들어선 ‘서울 새활용 플라자’. 지난 9월 개관했다. 사진=서울새활용플라자 제공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4만톤’.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하루 평균 폐기물 분량이다. 5톤 트럭 8000대 규모다. 그런데 최근 버려진 공병이 조명기구가 되고 폐타이어는 신발로, 컨테이너가 건축물로 재탄생하는 등 ‘업사이클링(up-cycling)’ 을 통해 폐기물의 변신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업사이클링 산업의 시대를 알리는 복합 공간 ‘서울 새활용 플라자’가 지난 9월 5일 서울 성동구에 문을 열었다.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부지 내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서울 새활용 플라자는 재료 기증·수거부터 가공, 제품 생산, 판매까지 업사이클링 산업의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새활용’은 업사이클링의 순우리말이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 3~4층에는 모두 32곳의 새활용 관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예비 창업자가 입주해 있다. 이들은 페트병으로 교육 키트를 만들거나 폐자동차의 가죽 시트를 소재로 가방을 만들고, 폐자전거 부품으로 조명기기 같은 인테리어 제품 등을 만든다.

회사 직원을 통해 알게 돼 자녀와 함께 이곳에 견학 왔다는 강경모(45) 씨는 “재활용이라는 말만 들어보다가 새활용은 처음 듣는다. 새롭다”며 “자원 고갈, 환경오염, 자원순환 등 개념을 아이와 함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저마다 개별 공방을 갖추고 독창성 있는 제품을 제작·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이들 업체가 만든 제품은 2층에 조성된 ‘새활용 상점’(편집 샵)에서 판매된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홍보, 네트워크 형성, 전문가 자문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 3~4층에 입주한 새활용 업체. 입주 기업들은 저마다 공방을 갖추고 제품을 제작, 생산하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지하 1층에는 새활용 제품에 사용되는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소재은행’과 연간 6만톤의 중고 물품을 재분류·세척·가공할 수 있는 ‘재사용 작업장’이 들어섰다. 소재은행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20개 유형의 새활용 소재를 취급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새활용 소재 확보의 어려움과 비용 부담을 줄여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원자재인 폐기물은 일상에서 넘치지만 현재 우리나라 새활용 산업 구조에서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활용 플라자 소재은행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측은 향후 소재은행의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해 수요자와 공급자의 접점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 내 공병으로 만든 조명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새활용 플라자의 건물 인테리어는 설립 취지와 정체성을 잘 설명해주는 소품들로 가득하다. 사진=이종무 기자
이외에도 서울 새활용 플라자 2층에는 새활용이 가능한 180여 종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재 라이브러리’가 조성됐고, 1층에는 예비 창업자나 일반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직접 시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제작 실험실인 ‘꿈꾸는 공장’이 내달 개장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 새활용 플라자가 들어선 중랑 물재생센터 일대를 국내 최대의 새활용·자원순환 에코타운으로 조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