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부동산업 대출 역대 최대…고강도 가계부채대책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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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부동산업 대출 역대 최대…고강도 가계부채대책 ‘무색’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11.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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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대출 6년 반 만에 최대폭 증가…증가액 절반 ‘부동산업’
전기말 대비 9조7000억원 증가…2008년 관련 통계 작성한 이래 가장 커
자료=한국은행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대책이 무색하게 올해 3분기(7~9월) 부동산업 대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저금리 정책으로 시중에 불어난 자금이 부동산·임대업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살펴보면 9월 말 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 잔액은 1036조6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0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은 2011년 1분기(21조8520억원) 이후 가장 크다. 

산업대출은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공공기관·정부 등이 은행·상호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산업대출 증가 폭은 1분기 16조2000억원에서 2분기 14조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3분기 들어 확대됐다.

예금은행 산업대출 잔액은 837조원으로 3개월 전보다 14조1000억원 늘었다. 수출입은행, 상호저축은행, 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은 199조6000억원으로 그보다 작은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대출(9월말 잔액 603조6000억원) 14조4000억원, 제조업(335조6000억원)이 3조9000억원 늘었다. 2분기 증가액(서비스업 11조8000억원, 제조업 1조2000억원)보다 모두 확대됐다.

서비스업에선 특히 부동산업 부문의 대출금이 전기말 대비 9조7000억원 증가했다. 분기 증가액 규모로는 2008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크다. 전체 산업대출 증가액 절반 가까이를 부동산이 밀어올린 것이다. 

부동산업은 부동산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총체적인 업종으로 부동산 중개, 감정평가 같은 부동산 임대업이 대표적이다. 택지개발, 건물분양, 도시개발 등 부동산 공급업도 부동산업에 포함된다.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92조6000억원으로 200조원에 육박했다. 전체 산업대출 18.6%를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셈이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부동산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업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심화해왔다.

이처럼 부동산업 대출이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대책에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됐으나 해당 분기에는 이와 관련된 조짐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업, 부동산 개발 공급업에서 자금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이 4조1000억원 늘었고 제조업에선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산업이 2조1000억원,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 산업대출이 9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기타운송장비 대출은 1조원 감소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지속하는 탓이다. 이 외에도 건설업(잔액 40조8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 기타업종(56조6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씩 대출액이 각각 증가했다. 자금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7조6000억원, 시설자금이 13조원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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