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부출신 CEO ‘대세’…우리은행 차기행장도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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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내부출신 CEO ‘대세’…우리은행 차기행장도 내부?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7.11.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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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휘-이순우-이광구로 이어진 10년 전통 이어야 ‘한목소리’
우리은행 중구 회현동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행원부터 시작한 내부출신 인사가 시중은행 CEO를 맡는 게 금융권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부출신 허인 행장을 최근 선임했고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3연속 내부인사가 행장을 맡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 우리은행이 10년간 이어온 내부출신 행장이 선임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치금융 논란에서 벗어나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은행 사정에 밝은 내부인사에게 행장을 맡겨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르면 24일 10명의 차기 행장 후보군에 대한 평판조회를 마치고 3∼4명이 면접대상 후보자를 추릴 예정이다. 임추위는 일단 관료출신인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후보군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계 입김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10년여간 이어온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는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지난 1998년 한일·상업은행 합병한 이후 우리은행(옛 한빛은행)은 지난 2008년까지는 외부인사가 행장에 기용됐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이종휘-이순우-이광구 등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을 맡았다. 이 기간 우리은행은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 11월 13일 정부지분 51.1% 중 29.7%를 7개 과점주주에 매각하면서 민영화에 성공했다. 또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1조378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외네트워크도 총 25개국, 278개로 시중은행 중 최고다. 내부 출신이 계속 행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신한은행은 1982년 창립이래 외부출신 인사가 은행장이 된 사례는 단 한번도 없다. 서민금융전담 국책은행으로 출발한 KB국민은행은 정권교체기 마다 외풍에 시달렸다. 그러나 2010년 임기를 시작한 민병덕 은행장(2010.7∼2013.6)은 국민은행 최초의 내부출신 인사였다. 이후 2014년 KB사태를 거친 뒤 2002년부터 국민은행 임원을 맡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행장직을 겸직했으며 지난 21일 내부인사인 허 행장이 취임하게 됐다.

내부출신 행장 선임 흐름은 일반 은행이 아닌 국책은행에서도 나타난다. 기획재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2010년 12월부터 조준희-권선주-김도진 행장으로 3연속 내부승진 인사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경영진 견제를 위한 감사위 등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굳이 외부출신 CEO를 불러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성주호 경영대학 교수는 “결국 지배구조 문제인데 감사위원회의 사외이사 등이 CEO 등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는 구조라면 논란이 없을 것”이라며 “선정 절차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확보된다면 친정부인사가 자기사람을 심는 일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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