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암흑’ 행장선임…금융적폐의 되풀이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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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암흑’ 행장선임…금융적폐의 되풀이 ‘눈총’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7.1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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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 블라인드 방식으로 비공개 인선작업 진행 ‘논란’
전문가 “친정부 인사 앉히려고 밀실인사 단행” 쓴소리
우리은행 회현동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우리은행 행장 선임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낙하산 인사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0개월 전 내부출신 인사의 공모를 통한 투명한 인선이 실종되고 어떤 후보가 면접을 보는지 조차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 입김에 휘둘려 관변인사를 단행하려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늦어도 다음달 8일까지 이사회에서 최종 행장 후보자를 확정한다. 전·현직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 부행장급 이상 임원과 계열사 대표, 외부인사 등 60여명 후보군 중 본인이 동의한 10명 이내를 면접 대상자로 압축했다고 임추위는 밝혔다. 평판조회를 통해 이르면 이번주 3∼4명의 면접 대상자를 추릴 계획이다.

문제는 누가 후보군에 올랐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올 1월 이광구 행장 연임 당시 인선 방식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당시 임추위는 행장 지원 자격을 5년내 우리은행 계열 임원 등을 지낸 인물로 제한했고, 공모를 통해 투명성을 높인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이번 인선 과정에는 공모 절차를 폐지하고 외부 헤드헌터사를 통해 후보자를 찾았다. 외부인사까지 후보군에 넣으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과점주주들이 행장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어서 밀실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행장 인선 작업이 암흑 속에 빠져든 모양새다.

이에 우리은행 노조는 임추위가 내부 파벌 갈등이 심각하다는 식으로 몰고 가 낙하산 인사를 심으려 한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임추위가 공정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블라인드 방식의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전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친정부인사가 선임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권세력이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를 우리은행에 세우려는 적폐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객관적 기준과 자격을 명확히 밝히고 후보추천을 받고 결정하면 설령 친정부인사라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밀실에서 불명확한 규정과 과정을 반복한다면 이것이 바로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가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우리은행의 경쟁력과 강화되고 공정한 행장 인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역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가장 저해시키는 요소가 바로 관치 인사”라며 “금융을 ‘먹잇감’ 정도로 생각하는 발상에서 벗어나 당국이나 정치권이 은행 인사에 관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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