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공포 확산…건설사, 내진성능 강화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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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공포 확산…건설사, 내진성능 강화 ‘만전’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7.11.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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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 강화·벽체 보강’ 등 내진설계 투자 확대
입주민 스마트폰으로 지진 대응 지침도 안내
지진 공포감이 확산됨에 따라 건설사들은 내진설계 투자를 확대하는 등 건축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잇단 지진 발생으로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건축물의 내진성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건축물 내진설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내진(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의 내구성 강화)은 물론 △면진(구조물과 지반을 분리해 구조물로 전달되는 지진력을 감소시키는 설계) △제진(제진장치를 설치해 구조물이 부담해야 하는 지진력을 감소시키는 설계) 등 지진에 대비한 기술을 원전은 물론 교량, 건축물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내진설계 기술은 최근 건설된 신축 아파트나 빌딩, 원자력발전소, 교량 등 주요 건축물이나 사회기반시설(SOC)에 상당수 적용돼 있지만 건설사들은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건축물 내진성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반 빌딩이나 아파트는 건축법 시행령과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규모 6.0, 진도 7~8의 지진에 대비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최근까지 지어진 신축 아파트는 규모 6.0 이상, 진도 7~8을 견디는 내진설계가 대부분 적용돼 있다.

삼성물산[028260]의 '래미안' 아파트는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규모 6.0, 진도 7~8에 견디도록 설계·시공하고 있다. 특히 일반 지반이 아닌 연약 지반의 경우 지반 강화, 기둥, 벽체 보강과 함께 벽체 끝 부분에 철근을 집중 배치한다.

GS건설[006360]도 ‘자이’가 규모 6.2~6.6의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하고 있다. 규모 6.6의 지진은 최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의 63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가진 지진이다.

현대건설[000720]도 최근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진도 8에 견디는 안전한 내진 등급의 아파트로 지을 계획이다.

건설사들은 일부 초고층 건물에는 진도 8을 넘는 강진을 견딜 수 있는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는 진도 9의 지진까지 견디도록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진도 9는 지난해 발생한 국내 최대 지진인 경주(규모 5.8)보다 에너지 강도가 300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포항 지진 당시 일부 직원과 방문객들이 흔들림을 감지했다”며 “건물 내 각 층에는 지진 때 대피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진도 1 이하로 흔들림이 미미해 관람객이나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000210]은 49층 높이의 주상복합단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진도 9의 강진에도 안전한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대림산업은 이와 함께 지진 규모에 따라 메인 가스 차단, 펌프 정지, 엘리베이터 통제가 이뤄지 등의 지진 자동 대응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홈 앱(App)과도 연동돼 입주민들의 스마트폰으로 추정 진도, 자동 대응 내용, 지진 대응 지침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진설계 의무규정 신설 이후 건축물은 모두 내진설계가 적용돼 있지만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분양한 아파트는 대부분 진도 7 전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강화된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지진 발생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스, 엘리베이터 자동 차단 등 시스템이 적용되는 단지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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