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램지 “카스는 한국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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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램지 “카스는 한국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7.11.19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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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한식 접한 ‘한국음식 팬’
“카스, 맥주 자체에 진정성 있어”
한국에 레스토랑 오픈 ‘꿈 중 하나’
“소맥은 위험한 술…두통약 준비해야”
고든램지가 지난 18일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오비맥주 제공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카스의 새 광고 모델인 영국의 유명 요리사 고든램지가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았다. 고든 램지는 지난 18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의 요리인생과 철학, 한국맥주와 음식에 대한 견해 등을 솔직하게 피력했다.

15년 전부터 한국음식 팬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고든 램지는 카스 등 한국맥주에 대해 “‘한국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완벽한 맥주’라는 게 셰프로서 솔직한 평가”라며 “과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한국음식도 충분히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Q. 첫 방한인데 한국에 대한 소감은? 그리고 경험한 한식이 있다면?

-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한식을 사랑한 것은 15년 정도 됐다. 런던과 LA에서 한식당과 한식을 경험했고, 내 팀엔 한국인 셰프들도 있다. 그들은 전문적인 식견과 진정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미국 뉴욕에 새로 문을 연 ‘COTE(꽃)’이라는 한식당에 방문했는데, 고깃집이었고 굉장히 맛있었다. 그 식당은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이미 많은 존경과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더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OB맥주와 계약 당시 맛에 대한 평가는 각본에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광고에서 블러디 프레시(Bloody Fresh)라는 말을 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건지, 카스에 대한 진심 어린 평가인지?

- 난 현실주의자라 진실만을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가 먼저 카스를 마셔보겠다고 말했고, 마셔보니까 이미 예전에 한식당에서 맛본 것이었다. 카스는 기본적으로 큰 맥주 브랜드이기도 하고 맥주 자체에 진정성이 있는 것 같다. 이번 광고 촬영은 어떻게 보면 셰프의 꿈이기도 하다. 나는 일주일에 3~4번 외식을 하는데 광고 촬영을 하며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어 좋았고. ‘Bloody’ 등은 태어날 때부터 썼던 익숙한 단어라 자연스럽게 나왔다.

Q. 한국에 레스토랑을 론칭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레스토랑 관련해서는 지금은 미국에 새로운 레스토랑을 열기 위해 준비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볼티모어와 뉴올리언즈, 레이크타워 등지에 6개월 내 오픈 계획이다. 한국이란 나라는 신선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나와 성격상 비슷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한국에 레스토랑을 여는 것도 셰프로서 꿈 중의 하나다.

Q. 세계적인 셰프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데, 오비맥주 모델로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광고 모델을 수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 제가 매년 광고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난 한식을 꽤 좋아한다. 한식은 과하지 않고, 진정성이 있다. 그래서 세계에 한식과 가장 어울리는 1위 맥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카스는 완벽한 맥주 브랜드다. 카스는 가장 신선하고(fresh) 매력적인(cool) 맥주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지금 어려운 경제 속에서 비싸지 않고 맛있는 맥주를 사람들이 마실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카스는 국가를 대표하는 맥주이기도 하고,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정상에 올라온 것처럼 카스 역시 사람들의 성원에 힘입어 성장한 대중적인 맥주다.

Q. 카스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요즘 많은 셰프들이 와인 리스트를 비어 리스트로 대체하고 있다. 아주 기본적인 맥주부터 IPA로 넘어가는 리스트인데, 이런 페어링도 보기가 좋은 것 같다. 40~50달러 되는 와인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가 고객들에게도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와인에 비해 맥주는 너무 뽐내거나 멋 내는 술이 아니라 훨씬 매력적이기도 하다. 맥주 리스트를 제공한다는 자체가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음식과의 궁합을 즐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이런 캐주얼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카스의 경우 한인타운에서는 생맥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맥주이기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셰프들이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데 전 세계에 진출한 셰프로서 조언한마디 부탁 한다.

- 한식은 세계화에 굉장히 적합한 음식이다.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대중적이면서도 부담 없이 요리할 수 있다. 내가 영국인으로서 카스 모델로서 한국 맥주의 홍보 대사가 되고 어느 한국 셰프가 올림픽 해설위원이 되는 사례들을 보면 한식도 세계적으로 충분히 통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식의 경우 식재료가 진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다. 16시간 뼈빠지게 재료를 준비해서 완벽한 요리를 내보내도 받기 힘든데, 앞서 언급한 COTE라는 식당은 손님이 직접고기를 구워 먹어야 하는데도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이 얼마나 혁신적인가. 한식을 격상시켜준 역할을 한 거 같다.

Q. 한국에서는 카스가 소맥이라고 해서 말아먹는 술로 유명한데 카스로 소맥 먹어본 적 있는지.

- 소맥은 위험한 술이다.(웃음) 두통약을 항상 상비약으로 지녀야 할 것 같은 술이다. 나는 청년들은 술을 재미있는 분위기 속에서 즐겨야 한다 생각한다. 슬하에 자식 네 명이 있는데 첫째 딸이 19살이 되어 우리 집안에선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해서 내가 성인이 된 그 애한테 직접 맥주 마시는 법을 가르쳐줬다. 나는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얼마나 가벼워지고 웃음이 많아지는지 보여줬고 물을 꼭 같이 마셔야 된다고 말해줬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술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딸아이를 둔 아빠 입장에서는 페이스 조절 등을 꼭 가르쳐줘야 한다 생각했다. 맥주건 와인이건 동일한 교육방식이라 생각했다. 그 뒤로 6개월 뒤 딸아이가 소주잔이 그대로 담겨있는 소맥을 들고 오더라. 신기하다고 같이 마셔보자 해서 한 잔 마셨는데, 두 번째 잔부터는 ‘너나 마셔’라고 했다.

Q. 6~7년 전쯤 영국 특파원이 ‘한국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라는 기사가 화제가 된 이후 주변 외국인들로부터 한국맥주는 정말 맛이 없다, 심지어 오줌 맛과 비슷하다는 식의 말까지 들어봤는데, 고든 램지 씨는 혹시 대동강 맥주를 드셔봤는지. 서구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시는지?

- 너무도 거리가 먼 평가다. 절대 그 특파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유럽인들은 맵거나 강한 음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맛을 상쇄해줄 맥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 한 것 같다. 아까도 말했듯이 카스는 한식과 아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음식평론가들이 15~16년 동안 내 음식에 쏟은 신랄한 평을 일일이 마음에 담아뒀다면 아마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카스든 나든, 중요한 것은, 주변의 평가에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정체성과 신념을 지키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이전에 음식 평점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다 9점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나에게 ‘고든 램지가 감을 잃었다’, ‘예전만 못하다’고 했지만, 9점도 충분히 좋은 점수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헐뜯기 시작하는 법이다. 영국 기자의 평가는 결코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옆에 있다면 그 기자의 엉덩이를 한 번 걷어 차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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