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터넷銀 은산분리 법안, ‘관심 1’도 없는 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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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터넷銀 은산분리 법안, ‘관심 1’도 없는 당사자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11.1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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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규제) 완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요즘말로 ‘관심 1’도 없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심재철 국회부의장실 주관으로 ‘은산분리 완화 없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안된다’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 당사자인 카카오·케이뱅크 관계자를 비롯해 각 학계 인사와 해당 법안을 다룰 국회의원들이 참여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제한한 법이다. 현행 은행법에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로 제한돼 있다. 은산분리 완화 찬성 입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금융혁신을 강조하는 반면 반대 측은 재벌기업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며 서로 대립하고 있다.

이처럼 은산분리 완화법이 국회에 표류돼 통과되지 않고 논란만 일고 있는 가운데 심재철 국회부의장실 주관으로 토론회가 마련돼 업계에서는 은산분리법이 연내 통과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더욱이 이 자리에 카카오·케이뱅크 관계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은산분리 완화가 자신들에게 왜 필요한지 직접 입장을 밝힐 거라 생각해 더욱 주목됐다.

하지만 이날 카카오·케이뱅크 해당 관계자들은 현재 자신들이 얼마나 뛰어나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알리기에 급급했다.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빨리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경영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왜 하루 빨리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인사들이 은산분리 완화 없이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생존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토론회를 바라보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논의하고자하는 은산분리 완화 없이도 저렇게 잘되고 있는데 굳이 완화가 왜 필요한걸까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잘되고 있는 사업에 정부가 나서서 각종 규제까지 완화해주면 더 잘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카카오·케이뱅크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해당 법안 통과가 절실하다면 자신들이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찾아야지 우물이 목마른 자를 찾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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