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예술·산업·일상에 스며든 ‘컬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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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예술·산업·일상에 스며든 ‘컬러의 힘’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11.1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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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그룹, ‘노루인터네셔널 컬러트렌드쇼’ 개최…세계 저명인사 강연 이어져
도시재생사업·랜드마크 조성 등 접목해 볼만…“컬러만으로도 재탄생 가능해”
지난 16일 열린 ‘NCTS 2018’ 강연에서 예술가 파비앙 오프너가 페라리와 협업한 스포츠카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매일일보 이정윤 기자] 지난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은 평범치 않은 옷차림을 한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달 마무리된 2017 서울패션위크 분위기가 연상되는 분위기였다. 건축·인테리어·가구·예술·헤어메이크업 등 다양한 산업군 종사자들이 내년 글로벌 컬러와 디자인 방향성에 관한 세미나 강연을 듣기 위해 이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노루페인트[090350]로 일반에 잘 알려진 노루그룹은 지난 16일 ‘노루인터네셔널 컬러트렌드쇼(NCTS 2018)’를 개최했다. 마련된 1000여석의 자리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만석을 이뤘다.

올해로 7회를 맞으며 국내 대표 컬러·디자인 세미나로 자리매김 한 이번 행사는 ‘아상블라주(Assemblage)’를 키워드로 컬러와 관련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초빙해 다양한 시각과 입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했다. 아상블라주는 집합·집적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컬러를 통해 서로 다른 여러 산업군의 경계를 허문다는 이번 세미나 취지에 따라 키워드로 선정됐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최근 건설산업의 주요 사업들 중 하나인 ‘도시재생사업’이나 ‘랜드마크 조성’ 등에 접목할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먼저 첫 번째 순서로 강연대에 선 ‘파비앙 오프너(Fabian Oefner)’는 BBC, CNN 등에 소개된 TED 대표 강연자다. 그는 총천연색 물감에 과학의 역동성을 더해 컬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업들로 잘 알려져 있다.

파비앙 오프너는 “페라리가 스포츠카에 나의 예술적 감성을 담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당시 작업에서는 페인트 자체로 스포츠카만의 스피드를 시각화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루페인트는 현대·기아 등 자동차업체에 자동차용 도료를 납품하며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단순히 자동차용 도료를 납품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업체들과 함께 제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MaxMara)의 전속 공간 디렉터이자 뉴욕 현대박물관(MoMa)의 공간 디자인을 진행한 이코 밀리오레(Ico Migliore)교수는 컬러, 빛, 건축물의 조합 사례 등에 대해 강연했다.

이코 밀리오레 교수는 컬러는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을 이끌어내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대상에 컬러가 더해지면 그것만의 정체성이 생겨나게 된다”며 “기존에 있는 대상에 파격적인 컬러가 입혀졌다는 것만으로도 혁신적인 디자인이 된다”고 말했다. 동일한 기능의 전자제품이 독특한 컬러로 출시된 사실만으로도 획기적인 신제품이 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국내 수공예 디자이너 이광호, 일본 헤어·메이크업 거장 카즈야 카모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갤러리 이알디(ERD)와 이상민 작가가 협업을 통해 가구와 조명으로 연출한 공간이 세미나장 한쪽에 마련돼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한편 이번 NCTS 2018에서 강조한 아상블라주는 도시재생사업이나 랜드마크 조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개념이다. 굳이 새로운 도시나 건축물을 건설하지 않고 색다른 컬러와 디자인을 그려 넣음으로써 공간에 새로운 생명력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례로 노루페인트는 올해 9월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그룹 ‘파우와우(POW!WOW!)’와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거리나 건물에 벽화를 그린 것이 아니라 도시 고유의 예술과 문화를 반영하는 작품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경우 지역 이미지가 높아지고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사진을 찍는 등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되면 자연스레 랜드마크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노루그룹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컬러세미나 행사로 자리 잡은 ‘노루인터내셔널 컬러트렌드쇼’를 통해 국내에 컬러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전략적으로 활용 가능한 컬러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며 “그래피티 문화를 통해 도시환경을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개선시켜 지역사회와 고객에게 기여하는 기업으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올해 9월 노루그룹은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그룹 ‘파우와우’와 함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은 파우와우 멤버 중 한명인 스트리트 아티스트 ‘Royyal DOG’이 LA에서 주목받은 ‘한복 입은 여성’ 벽화 모습. 사진=노루페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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