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감소·자금조달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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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감소·자금조달 ‘이중고’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7.11.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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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실적, 기대 이하 수준
자금조달 막혀 사업 추진도 어려워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사업이 수주감소와 자금조달 등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해외건설 수주는 올해에도 기대 이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수주를 따낸 공사조차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226억2025만4000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중동지역 수주액은 105억1391만1000달러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이전 평균액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은 수년간 경제제재로 재정이 바닥난 상태로 건설사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미국과의 긴장관계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고 국가적 리스크도 있어 아직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내 국내 건설사의 추가 계약이 확실시되는 사업장은 대우건설의 인도 뭄바이 해상교량 2공구 공사(약 8억6341만7000달러)와 지난 8월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수주통지서를 받은 오만 두쿰 정유설비 공사 패키지 1, 2 현장(양사 19억6250만 달러) 정도다.

아울러 계약을 마친 현장들도 자금조달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유럽·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과거 국내 건설사들이 그랬듯 최근에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예정 공사비의 20∼30% 이하로 공격적인 수주를 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 기업들은 지난 3∼4년 간 해외 저가수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이후 보수적으로 가격으로 써내다 보니 해외업체의 저가 공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해외건설 수주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해외건설 수주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고안한 지원기구들은 진척 속도가 더딘데다 해외인프라 투자개발 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국토부의 펀드 조성은 지원 규모가 85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가 재정이 풍부한 중동 산유국들마저 투자개발형 민간협력사업(PPP) 형태의 공사를 늘리는 추세로 중국과 유럽처럼 자금 여력이 없는 국내 건설사들은 수주 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수출입은행 파이낸싱이나 무역보험공사의 보증 지원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공사 수주를 위해 우리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데 수은이나 무보의 지원 한도가 정해져 있고 사업성을 까다롭게 분석해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다”며 “좀 더 현실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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