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야말로 ‘난제(難題)’, 확률형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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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야말로 ‘난제(難題)’, 확률형 아이템
  • 이우열 기자
  • 승인 2017.10.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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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우열 기자] ‘현질’.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을 통칭하는 이 두 글자는 최근 ‘확률형 아이템’과 자주 엮이곤 한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을 뜻한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현질’은 마치 외줄타기와 같은 단어다. 

과금을 통해 만족할만한 보상을 얻고,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다면 이는 ‘현질’의 건강한 기대효과라고 볼 수 있다.

‘현질’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기에, 이용자가 게임 플레이에 과금 요소를 적절히 조절·이용하는 것은 ‘균형 있는 줄타기’라고 생각된다.

다만,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다. 고급 아이템을 얻지 못하거나 하는 등 자신이 과금한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느낄 때다. 그렇다면 그 균형을 잃을 수밖에 없다. ‘한 번만 더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도한 과금을 이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확률형 아이템’은 그 ‘확률’이란 것이 고급 아이템일수록 낮기에, ‘과소비’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을 간단히 둘러봐도 ‘확률형 아이템’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로 수십, 수백만원을 들여 아이템을 구매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이 쏟아 부은 액수만큼의 성과를 보지 못했을 때는 욕설을 내뱉고, 후회 하기도 한다. 이용자로써 당연한 반응이다.

이미 수년간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부딪혀오고 있는 게임업계와 정치권 사이에서 게이머들은 계속해서 피로감을 호소해왔다.

고급 아이템에 대한 확률이 극히 낮다거나, 확률이 조작된다거나, 어렵사리 최상급 아이템을 뽑는 데 성공하면 얼마 뒤 ‘더 좋은’ 아이템이 추가되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결론적으로는 ‘확률 공개’와 ‘확률 상승’이 주요 골자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과금 효과를 원하는 게이머, 또 다른 입장의 정치권 사이에서 이 문제는 그야말로 ‘난제(難題)’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이들이 형성하고 있는 먹이사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건 ‘게이머’ 여야만 한다. 한 번 그 게임에 등을 돌린 이용자를 재차 유입시킬 확률은 ‘낮다’를 넘어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단순히 ‘정부가 규제만 하려고 한다’ ‘게임사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미루기만 할 일이 아니다. 보다 효율적인 개선안 마련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

결국 게임 본연의 목적은 이용자의 흥미 유발에 있다는 점을 감안했으면 한다. 늦어질수록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만 떨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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