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피 빨아먹는 상조회사…"경영진의 부도덕 행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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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피 빨아먹는 상조회사…"경영진의 부도덕 행위 때문"
  • 한승진 기자
  • 승인 2010.12.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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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차맹기 부장검사가 지휘하는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는 6일 회원들이 낸 상조부금 121억여원을 빼돌린 국민상조 경영진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상조 대표이사 나모씨(41), 영업부회장 이모씨(45), 장례행사담당 이사 나모씨(35), 공인회계사 김모씨(45)가 남부지검에 의해 결국 법정에 서고 말았다.

최근 차 부장검사를 비롯한 남부지검 검사들은 상조회사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올해 들어 최고 경영진이 구속된 상조회사만 4곳에 달한다.

보람상조의 최철홍 회장이 지난 8월 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한라상조 박헌춘 대표도 회사 돈 2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9월16일 구속 기소됐다.

자금 약 131억원을 빼돌린 현대종합상조 회장 박헌준씨와 대표이사 고석봉씨도 지난 10월29일 구속됐고 최근 국민상조 경영진까지 모조리 법의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

남부지검의 이같은 수사는 여타 재경지검의 활동과 여러모로 비교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북부지검 형사6부(김태철 부장검사)는 청목회 국회입법로비 수사를, 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는 한화·태광그룹 수사를, 동부지검 형사6부(여환섭 부장검사)는 억대 공금을 횡령한 서울시의회 의원을 수사하고 있다.

모두 굵직굵직한 정·재계 거물급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들이다. 하지만 동시에 논란도 적지 않다. 북부지검은 이른바 '사정정국'에 편승하고 있다는 눈총을, 서부지검은 기업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게다가 수사자체도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게 공통점이다.

이에 반해 남부지검의 수사는 서민을 대상으로 한 민생범죄 척결에 방점을 찍고 있어 국민들의 호응도 높다는 지적이다. 수년동안 난립양상을 보이면서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된 상조회사들에 메스를 대고 있는 것이다.

상조회사 비리의 특징에 대해 차 부장검사는 "회원들이 낸 돈으로 장례행사를 진행하는 상조회사의 특성상 회사가 부실화되거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도 상당수 회사들이 결손상태에 빠져있다"며 "이는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조회사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9월18일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 상조업계의 상조부금 관리가 경영진의 양심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었다"고 말했다.

상조회사에 대한 잇따를 수사 배경에 대해 남부지검측은 만약 상조회사들의 부정부패 실태가 발각되지 않고 방치됐다면 전 국민이 가입한 후에야 상조회사들이 파산했을 것이고 이 경우 큰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남부지검측은 상조업 관련 제도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차 부장검사는 "상조회사들의 행태와 실제로 장례행사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고객들이 내고 있는 상조회비는 턱없이 비싸다"며 "앞으로 상조회사들의 장례비용 등 각종 비용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휴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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