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세민 기자]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불리는 ‘키덜트’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천억원대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키덜트 시장이 연간 1조원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각 유통업체의 마케팅도 분주해졌고 키덜트족을 겨냥해 피규어를 비롯해, 완구, 캐릭터상품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지난 8월, 9층에 마블 컬렉션 키덜트 스토어 샵인 '마블 컬렉션 엔터식스'가 영업면적이 529㎡(160평)이나 되는 대규모 매장으로 오픈했다.
마블 캐릭터 피규어를 비롯해, 헤드셋, 마우스, USB 등 전자기기, 의류, 모자 등 패션상품, 문구류와 리빙까지 총 2,000여가지의 아이템들이 마블 덕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오픈 2개월 동안 구매 고객이 월평균 2,000여명이나 될 만큼 고객이 몰리고 있는 상황.
이와 함께 마니아층이 두터워 스페셜에디션, 한정판 등 일부제품은 구입가격보다 2~3배 이상을 줘도 사지 못해, 키덜트 재테크로도 각광받고 있는 레고와 건담 매장도 지난달 8일과 16일, 6층과 4층에 입점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레고그룹의 가이드에 따라 디자인 된 ‘레고스토어가’ 오픈했다. 레고스토어에는 국내 유일하게 자신이 원하는 브릭(brick)과 미니 피겨를 개별로 구입할 수 있어 레고 마니아뿐만 아니라, 레고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장이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오픈 행사로 역대 최대 크기로 부품수만 7,500개에 달하는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출시(10월 1일)에 앞서 실시한 판매에서는 매장 오픈과 동시에 한정판을 사기 위해 100여명의 마니아들이 대거 몰렸다.
또한, 건담 프라모델을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매장은 오픈 당일 오후 3시까지 입장 대기 줄이 이어졌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틀 만에 1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키덜트 고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39세)는 휴무일 가족과 백화점 매장을 다니며 쇼핑하는 것을 꺼렸지만 요즘은 백화점 쇼핑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씨는 “얼마전 백화점에 가을 점퍼를 사기 위해 방문했는데 층별로 피규어와 캐릭터 상품들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쇼핑이 마냥 귀찮았는데 어릴적부터 꼭 사고 싶었던 피규어도 큰 맘먹고 사고 아이들과도 함께 만들며 즐길 수 있는 완구매장까지 다양해 백화점이 놀이터가 된 것처럼 다음 쇼핑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규어나 완구가 남성 키덜트족을 위한 상품이라면 여성 고객을 위한 캐릭터 관련 브랜드도 대폭 강화했다.
7개의 귀여운 카카오 캐릭터(무지, 어피치, 네오, 프로도, 튜브, 제이지, 콘)를 활용한 인형과 휴대전화 케이스, 문구, 생황용품 등 생활아이템을 판매하는 7층 ‘카카오 프렌즈’ 매장 확대와 함께 캐릭터 디저트 카페 ‘캐릭터x에비츄’, 9층에는 라인 프렌즈 스토어까지 오픈해 캐릭터 상품에 관심이 많은 여심(女心)을 사로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업2본부 정호경 홍보팀장은 “키덜트 시장의 성장 배경은 어린 시절 향수나 추억 때문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며, “키덜트 제품 구매의 주요 연령대인 30~40대의 경제력이 늘어난 것과 함께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는 욜로족, 1인 가구 증가 등 생활 환경이 바뀌면서 자신이 하고 싶고, 사고 싶은 제품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에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