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덩칫값 못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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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덩칫값 못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7.10.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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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최대 쇼핑 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렸다.

참여업체 규모도 늘어났다. 지난해 340여개 기업이 참여했던 것에 반해 올해는 4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전통시장도 지난해보다 100개 늘어난 500여 곳이 동참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덩치가 커지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덩칫값은 어떨까?

특히 올해는 열흘 간의 긴 추석 연휴까지 동반돼 유통업계도, 소비자도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기대감은 곧 실망감으로 바꼈다.

기자가 추석 연휴 기간 방문했던 백화점에서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축제 분위기를 체감할 수 없었다.

이목을 끌 만한 홍보나 광고물도, 이벤트도 잘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살 만한 게 없었다. 사고 싶은 상품은 할인 대상이 아니고 할인해도 10~20% 할인율에 그쳤다.

현수막에서 최대 80%까지 할인한다는 상품은 유행이 지난 이월 상품이거나 재고처리가 필요한 상품이 대다수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소비자들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다른 나라 얘기’처럼 바라봤다.

백화점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사러 온 김에 좀 둘러봤는데 그냥 백화점 행사에서 하는 정기세일과 별반 다르지 않고 의미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한 소비자 역시 “생각보다 저렴하지도 않고...차라리 온라인으로 사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진행하고 있는지 모르는 지인들도 많아 당혹스러웠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축제이지만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싶었다. 정작 실질적인 소비자를 위한 행사는 아닌 것 같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된 지난달 말부터 이달 9일까지 추석 연휴 동안 주요 백화점 3사에서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성장했다고 밝혔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 때문인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행사를 홍보하는 것에만 열을 올리기보다 제조업체 참여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여주기식 말고 제대로 된 덩칫값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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