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지키지 못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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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지키지 못한 약속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0.11.3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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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도발] 11·29담화, 5·24담화 재탕…자기표절? ‘응분의 대가’vs‘상응하는 대가’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연평도 피격 1주일만에서야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11․29 대국민담화 내용이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1·29 담화문이 사실상 5·24 천안함 피격 담화 내용을 자기표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29일 대국민담화가 나온 후 <조갑제닷컴> 사이트를 통해 “李 대통령이 오늘 연설에서 읽은 핵심 문장이 5월 연설중 ‘지켜지지 않은 약속’의 재탕이었다”며, “이는 오늘 연설을 원천적으로 무효로 만드는 사고”라고 주장했다.

조갑제 대표가 지적한 11․29담화의 핵심문장은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라는 부분으로, 이는 5․24담화에 나오는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의 재탕이라는 것이다.

이날 조 대표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이들은 5월24일 연설과 너무 비슷한 구조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라며 “거의 같은 내용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 참고, 또 참아왔습니다.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 이명박 대통령 5․24 담화문 중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용기와 저력을 믿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11․29 담화문 중

조 대표는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는 5월 연설이고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는 오늘 연설”이라며, “연설문 작성자가 5월 연설을 재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이 대통령은 5월에 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오늘 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란 다짐도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며, “5월에 한 연설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문서가 되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속임수에 이용된 그 문장을 고치지 않고 또 다시 썼다면 같은 수법으로 국민을 또 속이려 한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며, “연설문 작성자가 일부러 대통령을 욕보이려고 이런 함정을 판 것이냐”고 힐난했다.

조 대표는 “이 대통령이 오늘 연설에서 읽은 핵심 문장이 5월 연설중 ‘지켜지지 않은 약속’의 재탕이었다는 것은 오늘 연설을 원천적으로 무효로 만드는 사고가 아닐까?”라고 반문하면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비슷한(?) 해프닝을 언급했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배포한 인사말이 지난 6월 인사말을 재탕한 것이 발견되어 국회의원들이 국회모독이라고 반발, 결국 물러난 것.

조 대표는 “물론 조 위원장이 그렇게 한 건 아니고 실무자의 실수였다고 한다”며 눙쳤지만 이는 김태영 국방장관 경질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무능한 자신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의 이전 칼럼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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