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병자 실손보험 도입, 기대보다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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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병자 실손보험 도입, 기대보다는 우려
  • 송현주 기자
  • 승인 2017.09.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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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송현주 기자

[매일일보 송현주 기자] 내년 4월부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하 유병자실손보험)을 앞두고, 높은 손해율과 보험료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중심 금융개혁 추진방안으로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어도 2년간 치료 이력이 없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실손보험’ 가입을 내년 4월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 실손보험은 5년간 치료 이력을 심사해 유병자의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는 33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국민 실생활에 파급력이 큰 ‘실손보험’의 사회적 역할 강화 및 보험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취지로 이번 상품 출시를 추진했다. 하지만 일반실손보험의 손해율도 100%를 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은 유병자와 고령층을 받아들이면 손해율 인상 등 수익성 악화는 물론 보험영업 적자가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당국은 “본인부담률 상향을 20%에서 30%로 맞추는 등 보험료 부담이 많이 증가하지 않도록 보완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노후실손의료보험료의 경우에도 상품 판매 초기 당시 관련 통계가 거의 전무해 일반 실손보험료의 70~80% 수준으로 책정했다. 그 결과 손해율이 70%대인 노후 상품 가입자와 손해율이 120%대인 일반 상품 가입자가 동일한 보험료 인상률을 적용받고 있었다. 이에 3년간 가입자는 단지 2만6000명으로 그치는 한편, 보험사도 손실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았다.

특히, 보험사들도 노후실손의료보험과 같은 수순을 밟지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정부 주도로 유병자 실손보험 출시를 한다면 리스크 및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매할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병자 실손보험 같은 경우, 일반 보험에 비해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보험료가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며 “보험상품 경우, 초기 상품 출시 당시에는 손해율이 크게 잡히지 않아 향후 높아질 손해율에 대비해 보험료를 책정하므로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 유병자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또 한번 보험료 책정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 하다. 이에 업계는 물론 당국은 상품 도입 취지에 맞는 성과를 내기 위한 대책 방안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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