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모시장 부진, 규제 발목 잡힌 건 아닌지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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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모시장 부진, 규제 발목 잡힌 건 아닌지 돌아봐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7.09.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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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식형 공모펀드는 재미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이달 25일 기준 13조5648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 11조3726억원에서 19.27%(2조1922억원)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56조1257억원에서 58조9599억원으로 5.04%(2조8342억원)오르는데 그쳤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2400선을 넘나드는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대게 개인투자자들이 몰려있는 공모펀드는 이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공모펀드가 외면받는 이유로는 대부분이 수익률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모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에 그친 반면,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2배에 이르는 15%에 달한다.
이러한 부진은 운용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모펀드는 누구에게나 투자의 기회를 열려 있지만 분산투자나 자산운용규제, 투자설명서 설명·교부의무등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또 공모펀드는 펀드 규모의 10% 이상을 한 주식에 투자할 수 없고, 주식 외 채권 등 유가증권에도 한 종목에 10% 이상 투자할 수 없다.

반면, 사모펀드는 이 같은 규제가 없어 이익이 발생할 만한 어떠한 투자대상에도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사모펀드는 법령에서 정하는 전문투자자 등을 제외한 투자자의 수가 49인 이하 제한된다.

이 때문에 전체 규모는 공모시장이 사모시장보다 훨씬 크지만 강력한 규제 때문에 운용사들도 공격적인 투자모델을 설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상반기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운용사들의 성과보수체계를 개선하고, 부진한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 시키려 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익률이 낮은 대신 운용사의 보수체계를 개선하는 방법도 있지만 운용성과에 따라 투자자가 환매 등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마저도 쉬운 상황은 아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 달라는 강력한 요청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모펀드 대비 부진한 공모펀드 수익률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갈 의지를 밝혔다.

물론 수익률이라는 것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업계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가 공모펀드에 대한 업계와 투자자의 관심 모두를 저버리게 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볼 필요는 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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