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정유업계의 계절적 비수기인 7·8월에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올 3분기 정유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값에서 원료비(원유 가격)를 뺀 것으로, 정유사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다.
보통 석유제품 비수기인 3분기에는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으나, 올해에는 지난 8월 정제마진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제마진은 지난 7월부터 상승, 지난 달 말에는 배럴 당 10달러를 돌파했다. 통상 정유업계 손익분기점(BEP)이 배럴 당 4~5달러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두 배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정제 마진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수요에 비해 정제설비 증가가 크지 않았던 것.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수요는 올해 일일생산량 150만배럴, 내년 140만배럴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제설비 증가분은 2020년까지 연간 76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제시설 가동 중단과 인도 경질 경유 수입확대 등도 정제 마진 상승의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달 말 열대성 폭풍 ‘하비’의 영향으로 미국 멕시코만 지역 일부 정제시설들은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시 멕시코만 지역 정제시설 가동 중단·축소 규모는 미국 전체 정제능력의 24%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096770]과 에쓰오일[010950]이 큰 폭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고도화설비 일부 가동중단, 정제설비 정기보수로 수혜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에 초강세를 보인 정제마진에 힘입어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352% 급증한 52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155% 증가한 1조563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