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에도 가계 은행예금 월평균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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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초저금리에도 가계 은행예금 월평균 1조↑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9.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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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가계 빚·저축률 높아진 것 빈부격차 확대 증거” 지적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진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가계가 은행예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에서 빌린 돈도 빠르게 늘고 있어 일각에서는 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총예금 1252조9902억원 중 가계가 보유한 예금은 587조8163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 580조7260억원에서 7개월 사이 1.2%(7조903억원)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 월평균 1조100억원 정도씩 불어난 셈이다. 

가계의 은행예금 증가액은 2013년 30조9066억원에서 2014년 28조8379억원, 2015년 28조6598억원, 지난해 21조5264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계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계속 은행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고령화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가계의 저축 성향 역시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도 빠르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6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30조4772억원으로 6개월 사이 13조568억원(2.1%) 늘었다. 올해만 가계의 은행 대출 증가액이 예금 증가액의 2배 수준에 달했다.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4년 6.5%에서 2015년 10.9%, 지난해 11.6%로 높아졌다. 서울 등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가계가 주택구매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빚을 많이 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가계 저축과 부채가 동시에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여준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소득자나 부유층은 과거보다 훨씬 저금을 많이 하지만 저소득층은 돈을 더 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킴엥 탄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팀장은 한 세미나에서 “가계부채가 많이 늘고 가계저축률이 높아지는 것은 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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