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사갈등 격화…“사측, 윤종규 연임 설문조사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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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사갈등 격화…“사측, 윤종규 연임 설문조사 개입”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9.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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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협, 특정 단말기 통해 마감 앞둔 설문서 연임 찬성 4252건 투하
사측, 진실 규명 위해 노사 공동조사 요구…문제점 발견 시 엄중 대처
KB금융 노동조합 협의회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윤종규 회장 연임찬반 설문조작 규탄 및 후보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솔이 기자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KB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금융 노동조합 협의회(이하 KB노협)가 12일 오전 KB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종규 회장의 연임 찬·반’ 관련 ‘긴급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설문조사에 사측 개입은 없었다며 노사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이날 KB노협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는 계열사를 포함해 총 1만6101명에게 문자를 발송, 1만1105개의 응답결과가 집계됐다. 그 중 총 6823명은 이른바 ‘유효샘플’로 볼 수 있으며 나머지 4282명이 중복응답자 수로 확인됐다는 게 KB노협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지난 5일 설문 문자 발송 이후 설문 증가나 찬·반 비율이 설문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3시까지만 해도 일정한 추세를 보였으나 마감을 앞둔 6일 오후 3시부터 17개 IP에서 4000여개 이상의 설문 답변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노협 측은 사용자 측의 개입이 상당히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17개의 IP 주소는 전라도와 강원도를 빼고 대부분 지역의 주소로 확인됐다. 

KB노협은 “해당 IP에서 이뤄진 설문조사는 일반인이 알기 쉽지 않은 ‘쿠키 삭제’ 후 재 설문과정을 거쳐야 하는 방법으로, 설문결과를 왜곡하려는 의도 없이는 몇 백 건씩 동일한 결과값으로 설문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제대로 된 유효샘플(무응답 제외)인 6807건 중 5541명인 81.4%가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했다”며 “여기서 중복응답 4269건을 포함하면 총 1만1076건 중 5558건이 연임에 반대하는 숫자로 기존 81.4%의 연임반대의 수치가 50.2%로 급격히 떨어진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조작은 윤 회장 연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며 “이 같은 노동조합 설문조사 방해 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한편,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사측 개입을 금지하는 노조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종규 회장 연임 설문 조작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며,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B금융그룹은 찬반투표에 회사 측의 개입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설문조사에 사측 개입은 없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노사 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해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 된다면 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KB노협이 제기한 ‘국민은행 사측의 사내 익명게시판 여론 조작’과 관련해 “핫이슈 토론방은 익명으로 자유롭게 직원 간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토론공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찬성 또는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따라서 댓글 부대 운영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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