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현대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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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현대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 폭풍전야
  • 김보배 기자
  • 승인 2017.09.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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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최대어’ 놓고 양사 빅매치…27일 총회 앞두고 긴장감
‘GS, 브랜드 이미지 vs 현대, 탄탄한 자금력’ 내세우고 총력전
GS건설의 ‘자이 프레지던스’ 투시도(위)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클래스트’ 투시도(아래).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김보배 기자]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GS건설[006360]과 현대건설[000720]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사업조건을, GS건설은 첨단 기술을 앞세운 브랜드 자존심을 내걸고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는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이르며 이주비와 사업비, 중도금 대출 등을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973년 지어진 반포주공1단지는 지상 5층, 2120가구가 들어서 있다. 재건축을 하면 최고 35층, 5388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지난달 현장설명회에는 9개 대형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1500억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 부담 등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경쟁을 포기하면서 GS건설과 현대건설 2파전으로 압축됐다.

현대건설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한 자금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시공사는 총 사업기간 4년 동안 1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야할 뿐만 아니라 이주비와 중도금 대출 보증을 서야 한다.

특히 현대건설은 조합 측에 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를 무상 지원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 경우 조합원 2292명에게 지원되는 이사비는 16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조합원 일반분양 금액 손실분도 모두 떠안겠다고 공약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에서 이사비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경우는 있지만 공짜로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현대건설이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고 자금력이 탄탄한 업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건설도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면 재건축 조합에서 요구하는 경우 후분양제를 수용하고, 미분양시 100% 대물 인수하겠다는 조건으로 맞불을 놨다.

양사의 파격적인 사업조건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첨단설계 경쟁이다.

GS건설은 서울 강남권 1위 브랜드 ‘자이 프레지던스’를 앞세우고 청정 아파트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를 99.995% 제거하는 최고 등급(H14급 헤파필터)의 ‘중앙공급 공기정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단지 곳곳에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미스트 분무 시스템’을, 각 동 출입구에는 ‘에워 샤워룸’을 설치한다.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클린 룸’ 수준의 주거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강과 맞닿아 있는 아파트인 만큼 한강을 활용, 혁신적인 외관 디자인도 눈에 띈다. 동과 동을 잇는 국내 최대 규모의 145m짜리 ‘스카이 브리지’를 5개 만들고 이곳에 ‘하늘 위의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한다. 한강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35층 브리지 2곳에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특급호텔에서 보던 옥외 수영장(인피니티풀)이 들어선다.

현대건설도 반포주공1단지에 최고급 브랜드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선보인다. 국내 최초로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홈로봇을 조합세대에 1대씩 지급할 계획이며 업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폰 출입 시스템’과 ‘미세먼지 차단·제거 시스템’도 선보인다. 진도8에 견디는 내진 등급을 갖추고 불안한 국내 정세 속에 전시를 대비한 비상 대피시설인 방호 특화도 선보인다.

현대건설 역시 한강변 입지를 최대한 활용한 외관을 선보인다. 고층 단지는 한강의 물결을, 저층 단지는 한강변에 떠다니는 요트의 외관처럼 설계했다. 대다수 가구를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배치하고, 스카이 커뮤니티에는 640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해 수영장·스쿼시장, 실내 아이스링크장을 갖출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은 브랜드 경쟁력에서, 현대건설은 자금력과 신용도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는 양상이다”며 “건설사들이 대내외 악재에서 정비사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만큼 반포주공1단지에도 양사가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이고 있어 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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