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미래에셋, 국내선 큰소리 치더니…해외실적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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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미래에셋, 국내선 큰소리 치더니…해외실적 ‘참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7.09.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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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5곳…상반기 해외법인 줄줄이 ‘적자’

[매일일보 홍석경·박숙현 기자] 올 상반기 역대 두 번째 최대 실적을 달성한 증권업계가 해외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등 상위 5개사가 보유한 100% 해외 자회사 중 적자를 기록한 곳도 다수에 달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증권사 5곳이 100% 보유한 해외법인 총 18곳 중 7군데는 올 상반기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18곳의 당기순손익은 41억원 손실로 국내실적과는 대비를 보였다. 이들 해외법인의 총 자산규모도 1조7900억원에 그쳐 국내 중견증권사 수준에 머물렀다.

이들 증권사 해외법인의 수익부진은 사업초기 단계에 따른 것도 아니다. 올 상반기 100억원의 적자를 본 미래에셋대우 영국법인은 지난 1991년에 최초 출범했고, 최근 베트남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NH투자증권의 미국법인(1992년 출범)도 2억원의 적자를 봤다. 

특히 KB증권의 뉴욕현지 법인과 홍콩현지법인은 각각 1996년, 1997년에 출범했지만, 두 곳 모두 38억, 73억원의 적자를 봤다. 한국투자증권도 베트남현지법인에 10년간 공을 들이고 있지만 순손익은 19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삼성증권이 출범한 런던·뉴욕·홍콩법인에서 소폭 수익이나 체면치레했다.

이는 국내실적과는 크게 대비되는 규모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최상위 5개 증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1620억원 으로 역대급 규모다.

다만 증권업계는 해외시장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다른 업종과 다르게 금융업은 해외진출 성과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뿐더러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기도 오래 걸리는 편이다”며 “증권사 해외진출은 장기적은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해외실적 부진과 관련해 조달능력과 인적네트워크를 지적하고 나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우리나라 증권사는 자금조달구조에서 해외 현지 증권사나 대형 증권사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며 “해외법인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자금조달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 증권사들은 그렇지 못해 경쟁력이 매우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또 황 실장은 “우리 증권사가 해외시장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며 “현지 투자자나 기업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하면 이것이 효율적인 정보생산체계로 이어지는데, 여기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는 결국 수익성 저하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시장에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업적주의’가 강해 장기 투자가 힘들다”고도 덧붙였다.

증권사의 해외시장 진출이 너무 아시아쪽에 집중돼 있어 분산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글로벌 증권사와의 규모경쟁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불리하기 때문에 특화된 사업모델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조효제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국장은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증권사별 특화된 사업모델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부동산이나 헤지펀드에 특화된 증권사가 있다면, 이를 통해 해외법인과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결국 외국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해외로 나가기보다는 특화된 모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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