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최근 구리 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LS전선, 대한전선[001440] 등 전선업계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제 구리(전기동) 가격은 t당 6904달러를 기록했다. 근래 구리가격은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5월 말 대비 20% 가량 급증했다.
구리 값이 상승하면 제조원가도 오르게 되지만, 전선업계의 경우 ‘에스컬레이션 조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에스컬레이션이란 납품 계약 시 구리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반영해 납품 단가를 따라서 올리는 것을 말한다. 전선업계에는 관행으로 정착돼 있다. 이 때문에 구리 값이 오르면 전선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선업계는 올 상반기에도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혜를 봤다. 올해 상반기 구리 값이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업계 1위 LS전선은 구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 상반기 전년 동기(1조3117억원) 대비 11.16% 증가한 1조4581억원의 매출액(별도 기준)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지난 해 같은 기간(348억원)보다 3.74% 상승한 361억원을 기록했다.
대한전선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5109억원) 대비 36.4% 증가한 6971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도 같은 기간(78억원)에 비해 174.4% 급증한 214억원을 기록하면서 3배에 가까운 실적을 거뒀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매출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구리 가격 상승”이라며 “하지만 매출 상승폭이 구리 가격 상승률을 대폭 상회하는 점을 보면, 실질적인 매출이 크게 확대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최근의 구리 가격의 오름세가 전선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LS전선의 베트남 법인인 ‘LS전선 아시아’가 구리가격 상승에 따라 외형 및 이익규모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리는 전력·통신 케이블의 주 원재료로 구리 가격 상승은 매출원가 상승을 유발하며, 상승한 원재료비는 제품판가로 전가가 가능하다”며 “이는 결국에 LS전선아시아의 외형성장으로 귀결되며, 비용 상승 분 만큼의 판가상승으로 안정적인 매출총이익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