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사드 장기화에 인천공항점 철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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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사드 장기화에 인천공항점 철수 검토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7.09.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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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업계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 요구
면세점 업계가 사드 사태 장기화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포기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인천공항 출국장의 면세점 구역.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면세점은 그간 높은 임대료 탓에 수익적인 측면에서 부실 점포로 꼽혀왔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홍보 차원에서 업체들이 점포를 유지했지만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업체들의 철수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롯데 측은 실질적인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을 따낸 롯데가 향후 5년 간 내야할 임대료는 4조원이 넘는다. 특히 임대료 지급 구조가 이달부터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임대료의 약 75%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뒤로 갈수록 임대료 비용이 급상승하는 헤비테일 구조로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을 내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면세 업계의 인천공항 철수 관측은 꾸준히 나왔지만 업체 측에서 가능성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상황도 녹록치가 않다. 당장 내달 1일부터 8일 간 이어지는 중국 중추절(中秋節) 특수도 기대하기 힘들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국경절 해외 여행지로 선호하는 국가에서 한국은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한국이 1위였다.

이 같은 상황에 이미 공항면세점을 포기한 업체도 생겼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면세점 업계는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의 60% 가량이 임대료에서 나오는 것을 이유로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대표들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면담 자리에서 한시적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정부도 공항면세점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제주·청주·무안·양양 등 4개 공항에 대해 면세점·상업시설 임대료를 30% 깎아주고 납부 시기도 유예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임대료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수익적인 측면에서 임대료가 너무 높아 이익을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홍보 효과로 점포를 유지했지만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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