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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카오뱅크, 표리일체(表裏一體) 자세 가져야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간판으로 걸어놓고 양고기를 팔지 않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외관이나 소문은 훌륭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카카오뱅크의 행보를 보면서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7월말 야심차게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인 지난달 27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계좌개설 건수가 307만, 여신 1조4090억원(잔액 기준), 수신 1조9580억원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영업 첫날에도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서버의 트래픽이 폭주해 계좌 개설은 물론, 대출 신청이 지연되는 등 첫날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작은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첫날의 서비스 문제는 한 달이 지난 후에도 현재 진행 중이다. 

우선, 카카오뱅크의 핵심 업무인 대출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출범 직후에는 대출 소요시간이 ‘60초’에 불과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관련 업무에 과부하가 걸린 것. 대출 시스템의 오류가 잦자 ‘로또’보다 어려운 대출이라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서비스 이용과 관련해 고객 불편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고객응대 역시 고객 불만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개시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소비자 불편이나 시스템 정작 이행 등을 점검한 결과, 카카오뱅크의 고객 응대가 10건 중 1건에 불과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고객 상담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제2고객 센터 설치를 결정하고 장소 선정 및 인력 확보 방안을 검토·진행하는 것은 물론 이와 별도로 제2고객 센터를 선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활성화’라는 설립 취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인터넷은행의 주요 대출자가 고신용자였던 것. 카카오뱅크의 발표를 보면 1~3등급 고신용자가 전체 대출 건수의 66.7%, 대출 금액의 89.3%를 차지한다. 4~8등급 중·저 신용자는 각각 33.3%, 10.7%에 불과했다.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고신용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출범 초기 인터넷은행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마저도 변명이 될 수 없다. 양고기를 사기 위해 가게를 찾았던 손님들이 개고기를 보고 빈손으로 돌아간 것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제 1금융권 은행답게 높아지는 인기와 늘어나는 계좌 개설수에 집착하기 보다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양두구육이 아닌 표리일체로써 고객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은행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박수진 기자  soojina627@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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