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위 탈환’ LG화학이 업계에 시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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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위 탈환’ LG화학이 업계에 시사하는 것
  • 변효선 기자
  • 승인 2017.09.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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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석화업계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여전히 인색했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375억원을 R&D에 투자한 LG화학[051910]을 제외한 국내 석화업체의 R&D 투자비용은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용을 살펴보면 LG화학이 3.4%로 가장 높았다. 반면 롯데케미칼(0.57%), 한화케미칼(1.3%), 금호석유화학(0.69%), 대한유화(0.59%) 등 나머지 석유화학업체들의 경우 국내 대기업 평균인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분기 LG화학이 보여준 저력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동종업계가 유가 하락 등 시황 둔화로 인해 주춤하는 가운데에서도 6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2분기 기준)을 올리면서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LG화학의 꾸준한 R&D 투자가 빛을 발한 것이다. LG화학은 고부가 화학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과 수처리,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R&D투자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 2분기에는 그간 적자 행진을 걸어왔던 전지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에 힘을 보탰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구조가 판이하게 다른 업체들을 R&D 투자비용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도 있다. △전지 △수처리 △바이오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LG화학과는 달리, 이미 R&D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업체들의 경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동종 업계와 차별화되기 위해 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R&D 투자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에는 변함이 없다.

이미 글로벌 화학회사들은 매출액의 2~3%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글로벌 화학 그룹 바스프의 매출액 대비 R&D투자금액 비율은 3.8%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케미칼은 3.3%, 일본 미쓰이는 2.3%였다.

현재 국내에서 이들과 견줄 수 있는 기업은 LG화학뿐이다. 그리고 지난 2분기, LG화학은 R&D의 저력을 몸소 보여줬다. 범용제품에 대한 중국의 추격, 예측할 수 없는 시황 속에서 업계의 살길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R&D 투자를 통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와 신성장동력 육성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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