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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재용 5년형 선고, 이심전심 뇌물죄?
송영택 산업부장

[매일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1심 판결에서 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세기의 재판’으로 주목 받았던 이번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명시적으로 청탁한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승계작업’이라는 삼성그룹 현안과 관련해 ‘상호 묵시적 인식과 양해’에 따라 뇌물을 공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삼성이 출연한 204억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최서원과 딸 정유라와 관련이 있는 ‘승마지원’과 조카 장시호가 관여된 ‘영재센터‘ 지원금 각각 72억9427만원, 16억2880만원 등 총 89억2307만원에 대해 뇌물공여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가 최씨와의 공모에 따른 정유라 개인에 대한 승마지원 요구임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유라라는 특정 개인을 염두에 두고 승마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지만 재판부는 ‘선수 정유라’를 직접 언급 했다는 김종 전 차관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공동정범’으로 규정했다.

‘공동정범’으로 인정함에 따라 ‘경제공동체’ 등의 논리구성이 필요 없어졌고, 제3자 뇌물수수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가 아니라 단순수뢰죄에 대응하는 뇌물공여죄로 판시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직무와 지원행위 사이의 대가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언론 매체를 접하는 일반 국민들도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삼성의 회장 승계 문제가 삼성그룹의 현안임을 알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이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묵시적 청탁과 대가에 대한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재판부의 판단은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김평우 변호사에 따르면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비공무원이 공무원에게 공무원 직무와 관련해 청탁을 해야 하고, 그 청탁이 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회장직 승계를 부탁했다는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증거를 검찰이 제출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형사재판은 범죄요건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으며, 형벌을 가하는 재판이기에 피고인의 억울함을 밝히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이런 이유로 김 변호사는 “근대 형법에서 형벌의 대상이 되는 것, 즉 범죄가 되는 것은 사람의 외부행동이지 내부 생각이나 인식이 아니다”라며 “이번 판결은 사람의 행동이 아닌 생각을 처벌한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책임 원칙, 증거재판주의 원칙 등도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염두에 둔 듯 대통령과 최씨에 의한 공갈죄, 사기죄, 강요죄 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을지언정 뇌물공여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사법부가 급격하게 기울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항소심에서는 균형 있는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

 

송영택 기자  ytsong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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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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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대 후배 2017-08-31 15:56:15

    부끄럽다 송영택. 당신의 일련의 기사들..
    학생운동 시절이 일종의 객기였다 하더라도, 이 정도는 상상도 못했다.
    어떤 기사에서 애국시민 운운할 때는 정말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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