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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몰린 韓 자동차산업, 무엇이 문제?[MI특별기획上 벼랑끝 몰린 車산업]
낮은 생산성 불구, 습관성 노조파업 직접적 원인
글로벌 R&D에도 차질…부품·협력업체 경영악화
현대차 노조원들이 지난해 울산공장에서 열린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전단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자동차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세계 완성차 생산국 톱5에서 밀렸고 올해는 6위 자리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은 132만47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33만5169대)보다 0.8% 줄어 2009년 이후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수도 78만5297대로 전년동기(81만8115대) 대비 4% 하락했다. 이런 여파로 생산량 역시 216만2548대로 지난해(219만5843대)보다 1.5% 감소했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에도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MI특별기획上 벼랑끝 몰린 車산업] 무엇이 문제
[MI특별기획下 벼랑끝 몰린 車산업] 해법은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부진하게 된 이유엔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여파, 한·미 FTA 재협상 등 대외 상황이 좋지 않아서기도 하지만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직접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가 중국 시장에서 크게 감소한 이유에 대해 단순 사드 문제 때문이 아닌 우리 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영토 분쟁으로 인해 강한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2012년의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 감소폭보다 더 크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2%로 일본 도요타(7.8%), 독일 폭스바겐(9.5%)보다 높다. 또 지난해 평균 임금은 1인당 9213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도요타는 852만엔(약 8790만원), 폭스바겐은 6만2654유로(약 8396만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5개사의 자동차 1대 생산시 투입시간은 2015년 기준으로 26.8시간이다. 이는 도요타 24.1시간, 미국 지엠 23.4시간보다 각각 11.2%, 14.5% 많다.

이런 이유 등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 역시 2012부터 정체 수준이거나 감소세다. 지난해엔 423만대로 전년보다 30만대 이상 감소했고 올해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고용 인원은 2010년 9만1277명과 2015년 9만2589명으로 별 차이가 없다.

국산차가 점점 더 치열해지는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가격, 성능,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R&D)이 절실한데 노조의 무리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요구 탓에 글로벌 최상위 클래스 고지엔 가보지도 못한채 번번히 좌절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현대자동차[005380] 및 기아자동차[000270]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7%로 폭스바겐(6.3%), GM(4.9%), 도요타 (3.8%) 보다 낮았다. R&D 투자액도 4조원 규모로 폭스바겐의 4분의 1, 도요타의 5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국산차 5개사 중 쌍용자동차[003620]를 제외한 4곳(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은 올해 파업을 결의하거나 이미 파업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회사가 경영 위기로 어려움에 처했는데 “너무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지난 5년간 현대차의 경우 34만2000대 생산 차질, 7조3000억원을 손해봤다. 기아차도 27만8400대, 5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와 KAMA가 지난 17일 주최한 ‘자동차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방안’ 세미나에선 국내 자동차 업계의 노사협상 기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길고 노사간 협상력에서 노조 측이 절대적 우위에 있어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광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박사는 “한국 업체는 노사협상에 막대한 인력과 기간이 소모되고 무리한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산업 전체로 2014년 한해에만 쟁의행위에 따라 약 2조8000억원의 생산감소와 약 10만명의 취업자 감소가 유발됐다”고 주장했다.

부품·협력업체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완성차 파업에 따라 공장 생산 차질을 빚거나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품질 및 납기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도 걱정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최근 ‘자동차부품 산업계 위기 극복 지원 호소문’을 발표하고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토로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 시장은 제품 원가가 높고 내수는 정체됐다”며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미래형 차량으로 급변하며 경쟁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파업을 단행한다면 머지않아 7위 멕시코에도 역전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갑한 현대차 울산공장장(사장)은 최근 “과거에 회사가 급성장할 때와 같은 고임금 요구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노조에 위기 극복 동참을 호소했다.

이근우 기자  grew909@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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