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경영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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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경영 복귀
  • 박정자 기자
  • 승인 2010.10.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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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금호 그룹은 29일 "그룹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주채권은행과의 합의에 따라 다음달 1일 박삼구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일부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가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금호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박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고 시점을 조율해 왔다. 내년 사업계획을 본격적으로 구상해야하는 시기인 11월로 복귀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복귀는 지난해 7월28일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15개월 만이다. 당시 박 회장은 경영상의 갈등을 빚은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해임하고 자신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오너 형제의 퇴진 이후 금호그룹은 더 큰 시련을 겪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2년여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게 된 것이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을 겪으며 금호산업,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작업)을 개시하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등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그룹이 위기를 겪으며 오너 책임론도 함께 수면위로 떠올랐다. 박삼구 회장 등이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룹 유동성 위기와 워크아웃 사태까지 불러왔다는 것이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박 회장의 경영복귀는 묘연해 보였다. 그러나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앞서 지난 3월15일 채권단과의 경영정상화 방안 합의에 따라 경영에 복귀하면서 박 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도 조금씩 가시화됐다.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회장에 오른 박찬법 회장이 지난 7월31일 1년을 채우고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자 일각에서는 이를 박삼구 회장의 경영복귀를 위한 초석 작업으로 내다봤다.

이후 8월 초 박삼구 회장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신의 의지를 밝힌 장문의 메일을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박 회장의 복귀는 거의 기정 사실화 되는 분위기였다.

이 메일에서 그는 "채권단과 맺은 경영정상화 계획을 성실히 실행해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조기에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룹 총수만이 할 수 있을 만한 발언을 해 복귀를 암시한 것이다.

그룹 측은 "박 회장의 경영복귀는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 줄 강력한 리더십의 필요와 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안팎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명예회장으로 퇴진한 이유는 동생을 해임하면서 책임을 통감했기 때문이었는데 박찬구 회장은 현재 경영에 복귀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박 회장의 퇴진 명분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회사 경영과 관련해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보고받고 살폈다"면서 "금호석화와 마찬가지로 그룹 역시 현안에 정통한 오너가 책임을 지고 회복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그룹을 유동성 위기에 휘말리게 한 책임이 있는 박 명예회장이 회장에 복귀한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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