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판매된 콩국·식혜, ‘세균 득실’···유통업체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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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판매된 콩국·식혜, ‘세균 득실’···유통업체 덜미
  • 김천규 기자
  • 승인 2017.08.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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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위생 시설에서 대량 제조·유통···기준치 140~1900배 초과하는 세균 검출
아파트 알뜰시장에서 중간 판매상인이 콩국과 식혜를 판매하기 위해 진열해 놓은 모습과 제조시설 내 조리기구 바닥에서 발견된 쥐 사체가 나뒹굴고 있는 모습.<서울시 제공>

[매일일보 김천규 기자] 콩국과 식혜를 비위생적으로 제조해 고의로 유통기간, 제조일 등 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고,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상에 판매한 제조업체 2개소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특사경)에 적발됐다.

서울시 특사경에 따르면 적발된 업체들은 수입산(중국산, 미국산) 콩으로 콩국을 만든 후 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고, 수도권 주변 약 40여명의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업자에게 판매했다. 또 일부 알뜰시장 판매업자는 마치 집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소량만 만든 제품인 것처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위생 감시가 허술한 새벽 3시에서 8시까지 재래시장 도로변에서 냉장시설도 갖추지 않고, 대량 유통‧판매한 것. 특히 이들 업체가 만든 콩국에서 제조시설의 비위생적인 관리와 유통과정 문제로 일반세균이 2300~1억 6000ml이 검출됐으며, 식혜는 기준치 보다 140~1900배까지 초과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양주 소재 A업소 경우 콩국을 제조하는 시설 바닥에서 쥐 사체가 발견 됐고, 제조에 사용된 기구류의 세척 상태가 불량해 파리, 모기, 벌레 등이 서식하는 한편, 벽면은 거미줄과 곰팡이로 뒤덮였으며, 종사자가 콩국물을 담을 때는 맨손으로 콩국물 병을 직각으로 잡고 콩국물 통에 푹 담가 병입했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2300~1억 6000ml이 검출됐으며, 지난 2015년 5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4만 8900병(1000㎖병)상당을 판매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B업소는 식혜를 제조 판매하면서 영업장 제조시설 내에 식품오염 우려가 있는 동물 배설물을 방치했으며, 식혜를 담을 때 종사원은 위생장갑이나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깔때기를 이용해 바닥에서 병입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취급했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에서는 일반세균이 기준치보다 최저 140~1900배 초과 검출됐으며, 2009년 11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24만 8348병(1만 5000㎖병)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은 적발된 2개 업체 영업주를 형사 입건하고, 이와 별도로 알뜰시장에 무표시 제품을 유통·판매한 약 40여명의 중간 유통업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아파트 알뜰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무표시 제품은 제조일자, 유통기한, 원산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니 제품 구입 시 꼼꼼히 표시기준을 살펴보고, 표시가 없는 제품은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강 단장은 또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정불량 식품판매사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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