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만 채운 교섭장…은행권 중앙산별교섭 결국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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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만 채운 교섭장…은행권 중앙산별교섭 결국 ‘결렬’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8.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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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갈등 이후 파행…금융노조 “교섭 거부 명분 없어”
금융노조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사용자를 대표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33개 금융권 사업장 사측을 상대로 산별교섭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사용자 측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박수진 기자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요구한 산별중앙교섭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이 무산된 이후 금융노조 측이 ‘2017 산별교섭’ 재개를 요청하며 자리를 마련했지만 사용자 측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사용자를 대표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33개 금융권 사업장 사측을 상대로 산별교섭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노조가 요구한 산별교섭은 사용자협의회 해체 이전 6년 동안 이어졌던 대표단 교섭으로, 사용자 측 대표 6인과 금융노조 측 대표 6인이 만나 전체 사업장을 대신해 공동교섭을 진행하고 회원사는 이를 따르는 방식이다. 

노조의 요구 수행에 앞서 지난해 해체된 사용자협의회를 먼저 재결성해야 하지만 임금협상과 관련해 각 사가 개별적으로 마무리해 단체협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성과 연봉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주요 금융기관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산별교섭은 열리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산별교섭은 금융산업 노사가 50년 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노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복원하자는 요구를 거부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노조 측이 요구한 산별교섭 안건은 △금융산업 일자리 창출 방안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소방전문병원 및 청년실업 해소 등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700여억원의 활용방안 등이다. 

금융노조는 “일자리 문제가 가장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산업 노사는 즉각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창출 방안은 물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의 질 향상에 이르기까지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열악한 소방공무원들을 위한 전문병원을 건립하기로 한 2014년 산별합의와 사회 양극화 및 청년실업 해소 등을 위한 2015년 산별합의로 만들어진 노사공동기금을 사용한 구체적인 사회공헌사업 방안도 시급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교섭이 결렬되면서 금융노조는 오는 24일 오전 11시 사측을 상대로 재차 교섭 시도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일부 금융노조원들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실로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하 회장의 부재로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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