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량 항공기 상용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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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량 항공기 상용화에 거는 기대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7.08.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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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경량 항공기가 새로운 레저·여가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까.

기자는 이번 여름 휴가 기간동안 별다른게 없었다. 오랜만의 휴식이라 이왕이면 좀 특별하거나 이색적인 체험을 해보고 싶은데 마땅한게 없었다. 그래서 생각난게 경비행기였다.

지난달 전라남도 고흥항공센터에서 열린 2인승 경량 항공기 ‘KLA-100’의 초도 비행 기념식에 다녀온 일이 있었다. 국토교통부의 지원 아래 베셀을 비롯한 10개 업체와 기관이 참가해 주요 부품 80% 가량에 대한 국산화에 성공한 것.

덕분에 경량 항공기 운전 자격증을 따기 위해 들었던 비용도 기존 1000~2000만원이었던데 반해 이젠 500만원 정도로 대폭 낮아질 전망이라고 한다.

베셀의 KLA-100은 최고 속도 245km/h, 최대 운용 고도 4267m, 항속거리 1400km/h, 연료적재 공간 130리터로 최대 6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안전·편의 사양은 물론 1억5000만원 내외로 판매돼 외국 경쟁사(1억8000만원대) 대비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세계 경비행기 시장은 미국이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보급 대수는 2010년 1만1000대에서 올해 1만7000대로 늘었다. 국내 역시 같은 기간 43대에서 208대로 급증했다.

국내에선 115kg 이상, 600kg 이하의 2인승 경량 항공기는 17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라면 누구나 조종사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비행장도 300미터 정도면 이·착륙을 할 수 있고 진흙이나 잔디 밭이라도 상관 없다고 한다.

운전자나 기상 등의 조건이 갖춰지면 당일 신청해도 바로 운행이 가능하다고 하니 인간이 하늘을 날게 되는 꿈을 실현하는게 생각보단 어렵지 않았다. 마치 자가용 차를 타는 것과 같았다.

비행 기념식 후 있었던 인터뷰 자리에서 베셀 측은 전국 네트워크 형성 후 레저, 관광, 교육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일단 내년 2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활주로를 구축하겠다는게 복안이다. “이·착륙장이 여러개 있어야 왔다 갔다 하며 재밌지 않겠느냐”는게 관계자 의견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하늘이 개방되지 않은 상태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엔 누구든지 마음대로 경량 항공기를 통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우린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그럴 수 없다.

다만 공동의 하늘 영역(공역)이 가능한 곳에선 민간인들도 신청만 하면 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경량 항공기 상용화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활주로, 비행장 등도 많아야 하지만 이 주변 기반 시설도 마련돼야 하고 연계된 숙소, 식당, 오락 시설 등도 갖춰져야 한다.

어쨌든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내년 여름엔 꼭 우리 모두 하늘에서 비행기를 몰아볼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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