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우기 바쁜 카카오뱅크, 毒일까 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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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채우기 바쁜 카카오뱅크, 毒일까 藥일까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7.08.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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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보단 고신용자 중심 영업……“건전성 판단은 시기상조”
카카오뱅크가 출범과 동시에 밀려드는 고객 탓에 긴급 수혈에 나섰다.지난 11일 출범 13일만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중장기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출범과 동시에 밀려드는 고객 탓에 긴급 수혈에 나섰다.출범 13일만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중장기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낮은 자본 규모에서 오는 대출 자산 확대를 극복하기 위함으로, 은행법 개정이 없는 상태에서의 증자이기 때문에 기존 9개사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비율에 맞춰 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금납입 예정일은 내달 5일이다.

이같은 카카오뱅크의 자산확대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1400조원대까지 불어난 가계부채 증가세에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가세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와 함께 경쟁적으로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중금리 대출은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주된 타깃층으로 상대적으로 금리인상에 취약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자산 건전성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의 상한선을 낮게 설정해 신용 위험을 최소화하며 투자기록을 쌓아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 가파르게 증가하는 대출 자산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 금리가 아닌 차주 신용등급별 대출 한도를 먼저 조정했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취급하고 있는 3가지 대출 상품 중 마이너스 통장과 일반 신용대출 모두 1조5000억원이라는 높은 한도를 제공 중이지만, 대부분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이다. 반면 중금리 대출로 분류될 수 있는 비상금 대출의 경우 대출 상한선을 300만원으로 낮게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수익성의 구체화’ 부분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자본 규모 및 비대면(취급 여신) 의 한계 △IT 비용 등 초기 판관비 집행 △취약한 비이자부문 이익기여도 등을 감안 시 초기 영업적자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도 출범 후 흑자전환까지 평균적으로 약 3~5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은경완 연구원은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에 비추어 보면 향후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방향성은 낮은 예대율 극복, 교차 판매 전략 등으로 예상된다”며 “단순 ALM 관리 차원이 아닌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의 채권 및 유가증권 투자가 필요하며, 다양한 주주로 컨소시엄이 구성된 만큼 은행의 필수재 기능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창출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카카오뱅크가 목표로 하고 있는 3년 내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고신용자 대출 부분에서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 2.5%, 신용위험(CCR) 0.5~0.6%, 예대율(LDR) 80% 가정시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한 대출 자산 규모는 약 6조원으로 추정된다”며 “3년간 발생할 영업 적자에 대한 부담은 5000억원의 추가 증자를 통해 해결 가능하며, BIS(자기자본비율) 준수 또한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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