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T “한미FTA와 한국의 대(對)미 수출 증가, 상관관계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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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T “한미FTA와 한국의 대(對)미 수출 증가, 상관관계 미미”
  • 변효선 기자
  • 승인 2017.08.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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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최근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對)한국 무역수지가 악화돼 FTA를 재협상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대(對)미 수출 증가가 한미FTA의 효과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1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한미 FTA 제조업 수출효과 재조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미 수출은 2009년 388억달러를 올린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에는 716억달러를 기록해 2009년 대비 1.84배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에 영향을 주는 다른 여러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FTA 발효 이후 무역의 증가를 단순히 FTA의 효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먼저 대미 제조업의 수출 성과는 상당부분 경기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KIET가 FTA 발효 전후 5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변동을 살펴본 결과, 자동차 산업의 대미 수출은 FTA 발효 이후 92억달러 증가해 제조업 전체 증가분(179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기간 미국의 대(對)세계 자동차 수입 또한 791억달러 증가했다. 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5.4%에서 7.2%로 1.8%p 증가하는데 그쳤다.

△일반기계(23억 달러) △철강(17억 달러) △기타제조업(20억 달러) 등도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일반기계 역시 미국의 대(對)세계 수입이 급증했으며, 한국의 비중은 발효 이전(3.6%) 대비 0.5%p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동차와 일반기계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수입수요가 증가한 것이며, 대(對)한국 수입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인하와 우리 수출증가의 상관관계도 크지 않다. 미국의 대한국 관세율은 2012년 FTA 발효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제조업 평균 관세율이 0.4%를 기록했다.

그러나 KIET가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미국이 FTA 특혜세율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대(對)한국 관세율은 2016년 기준 1.7%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은 이미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제조업 분야의 관세를 상당분야 제거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과 기타제조업은 FTA 미상정시에도 대(對)한국 관세율 수준이 각각 0.6%와 0.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기계 또한 해당 수치가 2%를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FTA의 관세인하 효과가 대한국 수입 증가를 주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자동차의 경우에는 지난해 대부분의 관세인하가 이뤄졌으므로 2015년까지의 수출은 관세인하의 영향과 거리가 있다. 자동차 산업 내에서는 한국지엠 및 르노삼성의 수출이 2011년 대비 2016년 28만대 증가해 같은 기간 10만대 증가한데 그친 현대‧기아와 대비를 이뤘다. 수출증가시점은 관세인하시점인 2016년에 선행했다.

계량경제학적 분석 또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FTA와 우리 수출의 상관관계가 미미함을 지지한다는 것이 KIET의 판단이다.

보고서의 저자인 김바우 KIET 전문연구원은 "계량경제학적 분석결과 수출 증가와 한미 FTA의 발효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며 “또 미국의 대(對)한국 수입의 상당부분은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와 연관돼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은 미국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기보다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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