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불청객 ‘벌떼’···주택가 인근 출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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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불청객 ‘벌떼’···주택가 인근 출몰 늘어
  • 김천규 기자
  • 승인 2017.08.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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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벌집 제거 모습.<서울시 제공>

[매일일보 김천규 기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간 ‘벌떼’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활동이 왕성해지는 7~9월까지 벌떼가 가장 많이 출몰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8일 밝혔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벌떼로 인한 119구조출동 건수는 총 3만 9705건으로 2015년 91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월별로는 8월 1만 1955건(30.1%), 7월 9542건(24%, 올해 자료 포함), 9월 8719건(22%) 순으로 주로 7~9월(76.1%)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4월에는 270건의 출동이 있었고, 올해도 169건의 출동이 있었다. 3월에 100건을 넘지 않다가 4월부터 건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군집을 이루는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시 관계자는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주요 산이 있는 은평구(3567건), 관악구(2698건)가 중심 지역인 중구(247건), 성동구(570건)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장소별로는 주택이 절반을 차지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거주지 인근에서 벌이 늘어난 이유로 주택가나 공원 등에 꽃이 많아진 점, 녹지공간이 늘어난 점, 더 따뜻한 곳을 찾아 기온이 높은 도심 쪽으로 서식지가 옮겨가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밖에도 음식물(음료수 및 음식 등에 들어있는 당분)의 인공적인 달콤함이 벌을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원인으로 꼽았다.

서울시 도심 벌떼 발생장소별 현황(최근 5년간 총계).<서울시 제공>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향수나 향기가 진한 화장품 및 어두운 계통의 옷을 피해야 하며, 벌집을 건드리거나 벌떼를 만났을 때는 최대한 빠르게 그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

또 외래종인 등검은말벌과 토종말벌인 털보말벌은 숲보다 개활지를 좋아해 도심지역에 집을 짓는 경향이 있으며, 장수말벌은 주로 땅속이나 수풀사이에 집을 지어 등산이나 성묘 시 주변에 말벌이 보이면 발걸음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말벌집은 축구공 모양과 비슷하며, 육각형의 벌집이 안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장수말벌집은 주변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경우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면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 빼내야 하며, 억지로 누르거나 손을 써서 침을 뺄 경우 독낭을 터트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깨끗한 물로 상처부위를 세척하고, 쏘인 부위에는 얼음찜질을 해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얼음이 없는 경우 차가운 음료수 캔 등을 활용해도 된다.

아울러 과거 벌에 쏘여 증상이 발생했던 병력이 있거나 발작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등과 같은 해독제를 처방 받아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날씨의 영향으로 말벌 등의 활동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평상시 예방법과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벌집을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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