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메모리 인수전, 용두사미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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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메모리 인수전, 용두사미로 끝나나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7.08.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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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협 선정 40여일 경과에도 매듭 못 지어…추측만 난무
WD와 소송 장기화…SK하이닉스 지분 취득 포기설 솔솔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올해 M&A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던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이 막판 혼전을 거듭하며 자칫 용두사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000660]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을 낙점했지만, 40여일이 흐른 지금까지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법정공방을 비롯해 SK하이닉스의 의결권 취득 요구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교섭일정이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도시바 메모리가 M&A 시장에 등장했을 당시 만해도 업계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초대형 매물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글로벌 IT 공룡기업들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며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인수가격을 제시하는 등 인수전이 폭발적인 흥행을 끄는 듯 했지만, 마무리 국면에 이르러 급격하게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경과 과정에 대해서는 각종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다. 도시바가 의결권을 요구한 SK하이닉스 대신 대만 홍하이정밀공업 등 다른 후보들과 협상을 재개했다거나, SK하이닉스를 배제하고 웨스턴디지털(WD)을 한미일 연합에 넣을 수도 있다는 관측 등이다.

하지만 도시바 측은 이 같은 추측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매각일정이 늦춰지면서 각종 악재도 늘어나고 있다. 도시바는 채무초과로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서 2부로 강등됐고, 이번 매각을 둘러싼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소송은 국제중재재판소(ICA)로 넘어갈 상황에 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고등법원이 WD가 제기한 도시바 반도체 매각 중단 가처분 소송 2차 심리에서 매각 중단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

통상 국제중재재판소의 심리는 1~2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양측의 법정공방은 장기화 될 전망이며,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 측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 성사를 위해 의결권 취득을 포기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어떤 입장이 구체적으로 정해졌다기 보다는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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