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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부 대책 비웃는 부동산 불패론
공인호 금융팀장

[매일일보 공인호 기자] 지난 7월에도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지난달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부동산 대책(6·19 대책) 발표 직후라는 점에서 정부 여당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7월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1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6월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7~8월은 부동산시장 비수기라는 점에서 정부의 '완패'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1만4564건으로 올해는 물론 7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6.19대책이 일부 지역에 국한된데다 규제의 방점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돈줄 죄기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컸다. 시장 분위기도 정부 기대와는 완전히 딴판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역대 정부가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면서 생긴 규제 내성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데다, 오히려 전방위 규제가 남발됐던 노무현 정부 시절의 집값 폭등을 노린 투기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주택 공급보다 수요 차단에 초점을 맞춘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 저변에 깔린 '강남불패' 혹은 '부동산 불패'의 뿌리깊은 믿음 탓이 커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KB국민은행이 발표한 '2017 한국 부자보고서'는 반복되는 이상과열 현상의 잠재적 원인을 가늠해볼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될만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지난 2012년 16만3000명에서 지난해 24만2000명으로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도 연평균 10%씩 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체 국민의 상위 0.47%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부의 편중 현상이 심각했으며, 부의 쏠림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부자들은 전체 자산의 절반이 넘는 52.2%를 부동산에 투자했으며, 전체 가계의 부동산 자산 평균(2억5000만원)의 11배인 평균 28억6000만원 어치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향후 투자방식에 대해서도 절반 가량이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으며,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는 최근 시장 과열을 주도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 또 설령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겠다고 응답한 부자는 전체의 28%에 불과할 정도로 부동산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부자가 구입한 연도별 아파트 가격은 1980년대에 7000만원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 1억6000만원, 2000년대 4억원, 2010년 이후에는 5억3000만원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전체 응답자의 85%에 달하는 부자는 자신의 자녀 세대는 과거보다 부모의 도움없이 자수성가하기 힘들어졌다는 데 동의했다는 점이다. 

소위 부동산 불패가 근거없는 신화나 믿음이 아닌 상위 1%와 나머지 가계의 빈부격차를 확대시킨 근본 원인이며, 이제는 계층간 사다리까지 단절시킬 정도의 수준까지 왔다는 점을 부자들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들은 물론 상위 1%를 꿈꾸는 서민들이 부동산시장에 몰릴수 밖에 없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친서민,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며 취임 직후부터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기회의 균등'이 집권을 위한 캐치프레이즈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자리만큼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 하는 것도 시급한 책무다. 문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성장과 부동산시장 정상화가 국정운영 과정에서 이해상충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직전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가계부채 증가세에 기름을 부은 것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이 목적이었다. 올해 추경을 통해 3%대 성장을 자신하고 있는 새 정부도 부동산경기와 경제성장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공산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강력한 부동산 대책은 필연적으로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성장률 집착은 부동산 투기의 절대적 동인이다.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까지 불사해야 부동산 불패론도 막을 내릴 수 있다. 건물주가 어린 자녀들의 장래 희망이고, 자기계발에 힘써야 할 젊은층이 부동산 갭투자에 시간을 쏟는 나라가 결코 정상일 수 없다.

공인호 기자  ihkong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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