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역 입점 지역 빵집들 입소문 타고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세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지역의 소규모 빵집에서 출발한 대전 ‘성심당’, 전주 ‘PNB풍년제과’, 경주 ‘황남빵’ 등이 프랜차이즈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들이 ‘전국구 빵집’으로 자리 잡은 데는 KTX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899년 경인선, 1905년 경부선〮경의선 개통 이후 기차역은 상권 형성의 중심지가 됐다.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곳의 사람들이 방문하며 지역 간 문화 교류 창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기차 이용이 줄어들면서 그 명성이 하락하는 듯 보였지만 2004년 KTX의 개통으로 역전(驛前) 브랜드의 부활이 시작됐다.
KTX역 입점을 통해 브랜드를 알린 지역 명물 빵집들은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엔 입소문을 타고 선물용으로도 매출이 늘고 있다는 귀띔이다.
대표적인 지역 명물 빵집인 대전의 ‘성심당’은 지역 빵집을 넘어 이제는 대전 전체를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잡았다. 성심당은 대전 옛 도심인 은행동 본점에 이어 2012년 대전역에 2호점을 연 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며 전국적인 베이커리가 됐다.
성심당의 대표 상품은 ‘튀김 소보로’다. 튀김 소보로는 성심당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하루에 15000여개가 팔릴 정도다. 단팥빵·소보로·도넛 3가지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빵으로, 일반 소보로 빵 보다 더 바삭하고 고소하며 팥의 달콤함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2015년 1월에는 코레일과 협약을 맺고 ‘튀김소보로는 KTX를 타고’라는 타이틀로 KTX 특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대전역에서 맛본 빵을 전국 어디서나 안방에서 주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전국의 소비자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연 400억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KTX 전주역에 입점해있는 ‘PNB풍년제과’는 1951년 오픈해 3대를 이어 오고 있는 전주의 향토 제빵기업이다. 온도와 시간 등 옛 레시피 그대로 빵을 구워내는 등 맛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고전하던 PNB풍년제과는 대표 상품인 ‘수제 초코파이’를 직접 개발해 전주역점에 입점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새롭게 개발한 수제초코파이가 하루 수천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으면서 PNB풍년제과는 골목빵집의 성공신화로 부상, 이제는 전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수제초코파이는 부드러운 버터크림과 달콤한 딸기잼, 호두 등의 견과류를 채운 빵의 겉면을 달콤한 초콜릿으로 코팅한 빵이다. 현재 전국에서 하루 평균 1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2013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현대백화점 목동점, 무역센터점 등에 입점해 있다.
KTX 동대구역에 있는 ‘근대골목단팥빵’에 가면 단팥빵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쉽게 볼 수 있다. 근대골목단팥빵은 최근 전국적으로 높아진 명성을 타고 서울·인천·하남 등에 직영점을 잇달아 오픈하며 수도권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근대골목단팥빵의 인기 상품은 ‘모단단팥빵’과 ‘녹차생크림단팥빵’이다. 특히 녹차생크림단팥빵은 은은한 녹차 향이 감도는 담백한 생크림과 직접 끓여 만들어 알갱이가 살아있는 팥소, 그리고 고소한 견과류가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맛을 낸다. 얼짱빵으로 불릴 정도로 빵빵하게 채워진 생크림의 화려한 비주얼 덕에 대구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동대구역점의 경우 월평균 방문객이 약 1만6000명으로, 매출액도 근대골목단팥빵 전체 매장 14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근대골목단팥빵은 지난 5월 서울 첫 매장인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을 오픈했으며 오는 9월 초까지 수도권에 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1978년 역사의 경주 ‘황남빵’은 경주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로, KTX 신경주역과 KTX 동대구역에 입점해 있다.
황남빵은 계란으로 반죽한 밀가루에 팥소를 듬뿍 넣고 고유의 국화문양을 찍어 노릇노릇하게 구운 달콤한 빵이다. 물과 밀가루의 비율을 엄격히 지키며 팥소를 넣은 둥글납작한 반죽덩어리 위에 빗살무늬 도장을 꾹 눌러 찍어 멋을 낸다. 인공 감미료나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부드럽고 고풍스러운 맛을 유지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체 빵 무게에서 팥이 70%로 빵 껍질이 얇고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황남빵만의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밀가루는 제분회사에서 황남빵용으로 특별 제조한 것을 쓰고 핵심 재료인 팥은 국산만 고집한다. 특히 황남빵은 지역 농가와 팥 계약재배를 통해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팥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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