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파업 수위 조절 다행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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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노조, 파업 수위 조절 다행이긴 한데…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7.07.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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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다행스럽게도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이번달 말 예정된 여름 휴가 전까진 파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래도 안심할 순 없다. 앞서 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66%로 가결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노사간 견해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며 조정 중지 결정도 받아놔 언제든 합법 파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당장 파업하지 않는게 파업에 대한 조합원의 부정적 기류를 간과할 수 없어서라고 분석한다. 또 경기 침체와 회사의 판매 어려움 등 경영 위기 속에 대기업 노조가 파업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비판 시각도 부담이 됐을거란 추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그간 노조 연쇄 파업을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닥친 줄파업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기아자동차 노조도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를 벌였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교섭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나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올해도 파업을 강행하면 6년 연속이다. 지난해 24차례의 파업과 12차례의 주말 특근 거부로 3조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것을 떠올리면 ‘코나’ 등 올 하반기 주력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는 4년 연속 이어지는 국내 생산과 수출 감소에 이어 내수 부진, 글로벌 침체까지 겹친 가운데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까지 있어 울상이다. 사측은 노조와의 교섭 타결을 희망한다. 더 이상의 악영향은 없길 바라지만 노조와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16만2548대로 2010년 상반기 이후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신차 생산은 세계 6위로 인도에 밀렸고 올해는 멕시코에도 추월당해 7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다.

완성차 제조 생산직 근로자들의 노동 가치를 낮게 본다거나 그들의 파업 자체를 폄하·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노조는 떨어지는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고민·노력없이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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